5년 전 단일팀으로 싸웠는데…웃음 사라진 남북 대결

5년 전 단일팀으로 싸웠는데…웃음 사라진 남북 대결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23-10-03 16:48
업데이트 2023-10-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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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팀으로 함께 뛴 여자농구 선수들
항저우아시안게임선 눈도 안 마주쳐
북한 여자축구 감독 ‘북측’ 표현 반발
북한 매체는 남조선 대신 ‘괴뢰’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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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전지희 ‘함께 사진 찍어요’
신유빈-전지희 ‘함께 사진 찍어요’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북한 차수영-박수경이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신유빈-전지희와 기념촬영을 위해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2023.10.2 항저우 연합뉴스
극도로 얼어붙은 남북 관계의 현주소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여러 종목에서 펼쳐진 남북 맞대결은 5년 전 대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북한 선수들은 냉랭했고, 북한 매체는 남북 여자축구 8강전 결과를 보도하면서 우리나라를 ‘남조선’ 대신 ‘괴뢰’로 지칭하기도 했다.

지난 2일 탁구 여자 복식 결승에서 신유빈-전지희 조가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를 꺾은 뒤 시상대에서 북한 선수를 향해 1위 단상으로 올라오라고 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지만 북한 선수들은 끝내 웃지 않았다. 이들은 시상식 이후 기자회견에도 불참했다.

추석 당일인 지난달 29일 여자농구 남북 대결은 결과 못지않게 ‘만남’ 자체에도 관심이 쏠렸다. 여자농구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단일팀 ‘코리아’로 출전했던 종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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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상대로 재회한 단일팀 더블 포스트
5년 만에 상대로 재회한 단일팀 더블 포스트 ‘민족의 명절’ 한가위인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대한민국 박지수가 골밑슛을 할 때 북한 로숙영이 수비하며 막고 있다. 두 선수는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에서 남북 단일팀 멤버로 활약하며 단일팀 골밑을 함께 책임졌다. 2023.9.29 항저우 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말도 없이 싸웠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친분이 있는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 당시 단일팀 멤버로 나섰던 강이슬(KB)은 경기 후 “그래도 (2018년에) 같은 팀으로 뛴 선수들이 몇 명 있었는데 의도적으로 눈을 안 마주치거나 마지막에 하이파이브를 안 하는 부분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추석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여자축구 8강에서도 남북이 서로 만났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우리나라가 1-4로 역전패했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의 리유일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가 북한을 ‘북측’이라고 표현하자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그걸 좀 바로 하자”고 강하게 반발했다.

전날 여자농구 남북 대결 후에도 북한 선수단 관계자가 기자의 ‘북한’ 언급에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고 부르지 말라. 그것은 좋지 않다. 이름을 정확히 불러야 한다”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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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하는 북한 리유일 감독
질문에 답하는 북한 리유일 감독 북한의 리유일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 여자 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중국 저장성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북한에 1-4로 역전패해 탈락했다. 항저우 연합뉴스
국제대회에서는 정확한 국가명을 불러야 한다며 우리의 ‘북측’이라는 표현에 반발하더니 한국 팀을 ‘괴뢰’라고 하는 모순된 모습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지난 1일 여자축구 8강전 결과를 전하면서 우리나라를 ‘괴뢰팀’이라고 표현했다.

조선중앙TV도 지난 2일 “경기는 우리나라(북한) 팀이 괴뢰팀을 4대1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다”고 보도했다. 북한팀 득점 장면 위주로 편집한 영상 하단의 스코어 자막에서도 ‘조선 대 괴뢰’라는 국가명을 썼다.
김헌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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