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과의 ‘사실상의 결승전’에서 이긴 태극전사들의 표정은 모두 밝았다.

상대의 자책골에 편승해 1-0으로 이겼으나 경기 내용과 결과에 모두 만족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전방 골잡이로 나선 손흥민(함부르크)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크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이 끝난 뒤 “재미있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렇게 집중하면서 뛴 경기는 처음이었다”며 “우리가 오늘 같은 자세를 지키면 이란과의 최종전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흥민은 골을 터뜨리지 못한 데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오늘은 승점 3이 무조건 중요했고 실점하지 않아 이긴 것”이라며 “빗맞은 슈팅이 있었지만 매번 정확히 때릴 수는 없지 않으냐”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경기를 앞두고 수비수만 수비를 하는 게 아니라 공격수도 수비를 해야 한다고 해서 김신욱과 함께 열심히 뛰었다”며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는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욱(울산 현대)은 선수들의 단결력이 무실점 승리의 동력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가 돼 플레이를 잘했다”며 “전방에서 손흥민과 호흡이 잘 맞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손흥민이 소속 클럽에서 수비에 거의 가담하지 않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까지 내려가 손흥민이 떠안아야 하는 수비 역할까지 모두 하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청용(볼턴)은 “다음 경기를 편하게 치를 수 있다는 점이 기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겼지만 기회가 왔을 때 골을 넣지 못한 점이 아쉽기는 하다”며 “그러나 골도 한 번 들어가기 시작하면 잘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골잡이 이동국(전북 현대)은 “행복했다”는 소감을 털어놓았다.

이동국은 “지면 안 되는 경기에서 뛸 수 있었다는 것이 행복했다”며 “경기가 끝났지만 아직도 승리의 여운이 마음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왼쪽 수비수로 맹활약한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는 수비수들끼리 따로 결의한 내용이 실현돼 기쁘다고 밝혔다.

김창수는 “경기가 잘 끝났다”며 “골을 허용하지 말자고 수비진 미팅에서 다짐했는데 그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청용이 ‘많이 뛰어서 힘들어 죽을 것 같았는데 수비진이 잘 버텨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명주(포항 스틸러스)는 “승리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