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불황에도 접대비 늘렸다

기업들, 불황에도 접대비 늘렸다

입력 2010-07-05 00:00
업데이트 2010-07-0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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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접대비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여긴 것일까.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들은 지난해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인건비 부담이 커졌는데도 접대비 비중을 줄이지 않았다.

다만 광고비는 인색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퇴출과 워크아웃(기업개선) 대상 업체가 즐비한 건설업과 조선업계는 다른 업계보다 경영지표 면에서 더욱 초라한 성적표가 다시 한 번 확인돼 험로를 예고했다.

●접대비 늘고 광고비 줄고

지난해 국내 기업이 지출한 접대비는 6조5천억원으로 매출액 2천592조4천억원의 약 0.3%를 차지했다.

2008년 접대비는 5조7천억원으로 매출액 2천481조2천억원의 0.2%였던 것에 비하면 접대비 비중이 커졌다.

다른 업종보다 접대 활동이 잦은 분야에서는 추이가 엇갈렸다.

접대비 씀씀이가 비교적 후한 주류 제조업은 지난해 390억원을 접대비로 사용했다.

주류업계의 접대비는 2008년 300억원보다 90억원이 많았다. 매출액 대비 비중도 0.7%에서 0.9%로 높아져 전체 기업 평균치의 3배에 달했다.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을 비롯한 전문서비스업은 지난해 매출액 12조6천억원 가운데 1.1%인 1천400억원을 접대비로 써 다른 업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08년 1.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은 크게 작아졌다.

고질적인 ‘리베이트’ 관행이 문제가 되고 있는 제약업체 등도 접대비 비중이 1.2%에서 0.9%로 줄었다.

기업 경기를 반영하는 광고비 집행도 급감해 불황을 실감케 했다.

기업 전체 광고.선전비는 2008년 15조원에서 지난해 13조7천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6%에서 0.5%로 축소됐다.

●건설.조선업 “답이 안보인다”

건설업과 조선업의 사정은 지난해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매출액 증가율이 주저앉은 것은 물론이고 이자 지급능력 악화, 손익분기점 상승, 영업이익 급감 등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

건설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이 271.5%를 기록해 전체 기업 평균치 359.7%를 크게 밑돌았다.

2007년 83.1%였던 손익분기점률은 지난해 92.1%로 높아졌다. 손익분기점률이 높아진 만큼 채산성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단기차입금은 2008년 30조3천억원에서 지난해 38조8천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면서 유동부채비율은 108.0%로 상승했다. 이 비율이 100%를 넘으면 재무 상태가 매우 불안정하다는 의미다.

조선업은 영업이익이 2008년 6조7천억원에서 지난해 5조6천억원으로 1조원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1천442.1%에 달했던 이자보상비율은 646.7%로 ‘반토막’이 났다. 손익분기점률도 69.2%에서 77.6%로 상승했다.

건물을 짓거나 배를 만들어 팔아도 돈이 잘 들어오지 않고, 그래서 채무 상환도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게 문제로 지적됐다.

2008년과 비교한 지난해 상품 회전율과 매입채무 회전율은 건설업이 50.6%와 9.8%에서 25.7%와 8.9%로, 조선업이 54.4%와 10.9%에서 34.6%와 10.4%로 각각 떨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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