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전망 하향 파장] ‘美 신용등급’ 中에 달렸다

[美 신용등급전망 하향 파장] ‘美 신용등급’ 中에 달렸다

입력 2011-04-20 00:00
업데이트 2011-04-2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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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군사무기 판매 등으로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중국의 국수주의 매체인 환구시보 등은 “당장 미국 국채를 내다 팔아 미국에 본때를 보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2월 말 현재 1조 1541억 달러로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인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거 시장에 내놓으면 당장 미국은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실제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 걸음만 내디뎌도 세계의 미국 국채시장은 요동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의 재정 운명이 중국 손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중국의 움직임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중국은 지난 2월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6억 달러 줄였다. 지난해 11월 112억 달러, 12월 40억 달러, 지난 1월 54억 달러를 줄인 데 이어 연속 4개월째 시장에 내다 팔았다.

3월 말 현재 3조 447억 달러로 역시 세계 1위인 외환보유고 규모를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은 18일 칭화대에서 열린 금융고위포럼에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합리적 수준을 넘어섰다.”며 외환보유고 과잉누적 현상을 바로잡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저우 행장은 “외환이 너무 많이 누적돼 시중 유동성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6월 말 2조 달러를 넘어선 지 1년도 채 안돼 1조 달러가 늘어나는 등 폭증 추세다. 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 직접투자 외에 위안화 가치상승 이익을 노린 국제 핫머니가 대거 유입되고 있는 탓이다. 중국의 외환보유고 가운데 달러화 자산은 미국 국채를 포함, 70%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중국이 미 국채를 한꺼번에 내다 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를 대체할 투자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행 외환 애널리스트인 주칭푸(朱靑浦)는 “세계 최대 경제체인 미국의 채권시장은 규모도 가장 크고, 유동성도 가장 활발하다.”면서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미 국채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비유해 “중국이 미 국채의 인질이 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1-04-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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