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 “양질의 일자리 수급불균형 심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취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으나 여전히 전반적인 고용사정은 위기 이전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한국은행이 2일 내놓은 ‘양질의 일자리 수급상황 및 대응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 취업자 수는 2천433만명(계절조정 기준)으로 2008년 2월 ‘리먼사태’ 이전 최고치보다 71만명 많다.
그러나 장기추세 수준에 비해서는 여전히 30만명 정도 부족한 상황.
보고서는 이처럼 고용사정 개선이 불충분한 가장 큰 이유로 위기 극복과정에서 고용유발효과가 수출제조업 위주로 이뤄졌고, 고학력 직종 등 양질의 일자리에서의 수급불균형이 완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수급여건을 보면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수요는 고학력자 급증으로 크게 늘어났다. 고교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1990년 33%에서 2000년 68%, 2010년 79%로 상승했다.
그러나 공급 면에서는 대기업이 외주화와 인력절감에 나서고 중소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낮은 생산성에서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제약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중 24%로 1990년대 중반 수준(25%)에 머물러 있다.
양질의 일자리에서의 수급불균형은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준비기간이 길어지면서 유휴노동력이 증가했고, 고용의 질 저하는 생산성 둔화 등 성장기반 약화를 가져왔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하향취업이 늘면서 직무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고 이직률이 상승하는 등 노동시장의 안정성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불균형은 소득불평등도를 높이는 등 소득분배구조 개선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양질의 일자리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급 면에서 신성장동력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서비스업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경제활동의 고부가가치화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또 “수요 면에서는 고학력 현상을 완화하고 청년층의 해외취업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규직 일자리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