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美, 세계경제의 기생충” 독설

푸틴 “美, 세계경제의 기생충” 독설

입력 2011-08-02 00:00
업데이트 2011-08-02 15:3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루블화 지역 기축통화 돼야..러-벨라루스 통합 바람직”대선 출마 여부엔 “조만간 논의할 수 있을 것” 즉답 피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1일 “미국은 세계 경제에 기생충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이날 모스크바 인근 트베리주(州)의 셀리게르 호수에서 열린 ‘셀리게르-2011 청년 포럼’에서 전날 타결된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 상한 증액 협상에 대해 “미국이 엄청난 부채를 쌓아가면서 세계 금융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독설을 퍼부었다.

이미지 확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연합뉴스
그는 “이 나라(미국)는 빚더미 속에서 살고 있다”면서 “이는 처지에 맞지 않게 살고 있는 것으로, 책임을 다른 나라들에 옮기면서 기생충과 같이 행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푸틴 총리는 특히 “미국이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디폴트(부채상환 불이행)라는 아이디어를 활용한 것일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디폴트를 막을 만한 상식과 책임감은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부채협상 타결안에 대해 “이는 단지 근본적인 해결책을 지연시킨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훌륭한 결과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 “루블화 기축통화돼야” = 푸틴은 이어 “세계 경제에 (달러가 아닌) 다른 기축통화가 나타나야 한다”면서 “(러시아 통화인) 루블이 지역 단위에서의 기축통화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루블은 중국 위안화와는 달리 매우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으며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통화”라며 “우리는 2009년 금융위기 기간에도 자본 유출을 제한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외환 보유 수준이 상당히 떨어졌지만 우리에겐 평판이 더 중요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일차적으로 옛 소련권 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내에서 루블화를 기축통화로 사용하고 뒤이어 중국, 인도, 아랍국들로 사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 “벨라루스와 국가통합 지지” = 푸틴 총리는 또 이날 러시아와 이웃 벨라루스의 통합을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양국이 과거 소비에트연방 형태로 돌아가 통합하는 것은 가능하고,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벨라루스 국민의 의지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벨라루스는 지난 1991년 옛 소련 붕괴와 함께 독립했지만 이후 러시아와 재통합해 단일국가를 형성하는 논의를 계속해오고 있다.

1990년대 말부터 진행되던 국가 통합 논의는 그러나 2000년대 후반 들어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공급하는 에너지 가격을 국제시세에 맞춰 대폭 인상한 데 따른 양국 간 갈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 대선 출마 계획엔 즉답 회피 = 한편 이날 행사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발언을 쏟아낸 푸틴 총리는 내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총리는 “미래에 대해 말하자면 이는 그렇게 먼 일이 아니며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여러분과 함께 어떻게 할지를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즉답을 피해갔다.

총리는 그러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원칙적 문제들에서 대통령과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며 이중 지도 체제는 효율적 통치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드미트리 아나톨리예비치 (메드베데프)와는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이고 오랫동안 함께 일했으며 국가 발전 방향과 같은 원칙적 문제나 외교 문제 등에서 공통의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다만 우리는 다른 사람이고 일정 정도의 기호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셀리게르 청년 포럼’은 2005년부터 친(親) 크렘린계 청년단체 ‘나슈’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조직해 오고 있는 대학생 중심의 여름 캠프로 푸틴은 이날 두번째로 포럼에 참석해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