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차화정’ 그룹 실적↑…올해 LG 뜬다

작년 ‘차화정’ 그룹 실적↑…올해 LG 뜬다

입력 2012-02-19 00:00
업데이트 2012-02-1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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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대기업 그룹의 작년 실적은 극과 극이었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악조건 속에 자동차 화학 정유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은 ‘승자효과’와 국제유가 급등 덕에 승승장구했다.

반면에 IT를 주력으로 하는 그룹은 반도체 경기 부진까지 겹치면서 이중고에 실적이 부진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LG그룹과 삼성그룹 등 IT를 주력으로 하는 그룹의 이익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적자였던 한진그룹도 올해는 흑자 경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 차ㆍ화ㆍ정 뜨고 ITㆍ조선 지고

19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재무제표로 실적을 발표한 국내 10대 그룹 중 상장계열사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SK그룹이다.

SK그룹 상장 계열사 5곳(SK는 추정치)의 작년 영업이익은 14조252억원으로 전년보다 45.5% 증가했다. 순이익은 무려 97.2% 급증한 10조4천751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13.45% 늘어 그룹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석유화학 부문의 업황 호조 덕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지주사인 SK 실적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상장계열사 다른 4개사의 매출과 이익을 모두 반영하고 있어 중복 산출된 측면이 있다. SK그룹 상장계열 전체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주사 SK의 실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SK그룹 다음으로 성적이 좋은 곳은 롯데그룹이었다.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5곳의 영업이익은 모두 합해 3조9천755억원으로 전년보다 25.3% 증가했다. 유럽 재정위기로 내수업종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본데다 호남석유와 케이피케미칼 등이 업황 호조 덕을 봤다.

현대차그룹도 성적이 좋았다. 현대차그룹 8개 제조 상장사(현대글로비스는 추정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조5천264억원으로 전년보다 3.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6조9천801억원으로 전년보다 9.5% 증가했다.

반면에 삼성그룹은 IT경기 부진으로 삼성전자가 고전하면서 3년만에 이익이 줄었다.

12개사(삼성중공업은 추정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9% 줄어든 20조5천128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7.8% 감소한 17조3천647억원을 기록했다.

삼성그룹의 실적은 전년보다 부진했지만, LG그룹에 비해서는 크게 선방했다.

LG그룹 9개사(LG는 추정치)의 작년 영업이익은 4조5천85억원으로 전년보다 40.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64.2% 줄어든 2조7천68억원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중심의 휴대전화 시장 재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데다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에 LG전자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이 모두 순손실을 낸 탓이다.

조선ㆍ해운 업황 부진에 현대중공업그룹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8.5%, 당기순이익은 21.6% 각각 줄었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을 거느린 한진그룹은 적자로 전환했다.

KTB투자증권 박희운 리서치센터장은 “그룹별 실적차이의 핵심은 ‘차화정’에 있다. SK그룹의 주력은 정유업종이고, 롯데그룹도 석유화학업종이 핵심이 됐다. 상반기까지 차화정의 실적이 굉장히 좋았다. 하반기에 들어서 둔화되기는 했지만, 연간으로 업황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 그룹실적이 주가도 좌우했다

업황에 따른 그룹별 실적의 부침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현대차그룹의 시가총액 증가율은 10대그룹 중 가장 높았다.

현대차그룹(우선주 포함 14개사)의 지난 16일 기준 시가총액은 127조원으로 2010년 말 109조4천억원보다 16.09% 증가했다.

내수시장의 상대적 호조와 석유화학업황 개선 덕을 동시에 본 롯데그룹의 시가총액도 29조1천억원에서 30조원으로 3.09% 증가했다.

IT업황의 부진속에 선방한 삼성그룹(우선주 포함 25개사)의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에 279조6천억원으로 13.70% 늘어났다. 반면에 LG그룹의 시총은 9.72% 줄었다.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처럼 발빠르게 대응을 못 한 영향을 받았다.

조선ㆍ해운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현대중공업 그룹의 시가총액은 38조1천억원에서 26조9천억원으로 29.4% 주저앉았다.

한진그룹의 시가총액도 9조7천억원에서 7조원으로 27.84% 쪼그라들었다.

SK그룹은 실적 호조에도 시가총액이 4.67% 감소한 51조원이었다.

◇ 올해 LGㆍ삼성그룹 실적개선 돋보일 듯

지난해 LG그룹은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올해는 가장 돋보이는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LG그룹의 주력기업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IT 업황 개선에 따라 예전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LG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245억원이다. 지난해 2천803억원보다 265% 많은 규모다.

지난해 9천24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흑자로 돌아서 5천826억원의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된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이익 개선에 따라 LG그룹 전체로는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77.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순이익 예상 증가율은 무려 133.6%에 이른다.

삼성그룹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6조6천607억원으로 전년보다 30.0% 증가가 예상된다.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이 유력시되는 삼성전자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6조원대에서 올해 2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0대 그룹 중 가장 꾸준한 실적 순항이 기대된다.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19조7천912억원과 19조7천289억원으로 작년보다 12.9%, 16.2%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해운업황 악화로 적자를 냈던 한진그룹은 한 해 만에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8천212억원, 2천530억원이다. 지난해에는 각각 328억원과 9천221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황 부진이 지속돼 올해도 이익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3.4%, 순이익은 17.3% 줄어들 전망이다.

포스코그룹(-4.9%)과 SK그룹(-2.3%)도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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