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주택ㆍ다중채무’ 최소 20만 상환능력 바닥났다

‘깡통주택ㆍ다중채무’ 최소 20만 상환능력 바닥났다

입력 2012-12-02 00:00
업데이트 2012-12-02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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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폭탄의 뇌관…경기침체에 큰 짐 될 수도전문가 “금융당국 정밀 해법 모색해야”

금융감독원이 분석한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현황을 보면 20만명가량은 집을 팔아도 빚을 갚기 어려운 ‘벼랑 끝’ 채무자였다.

지금 당장 무너질 가능성이 큰 1개월 이상 연체자와 담보인정비율(LTV) 80% 초과 대출자만 최대 8만명에 이른다.

감독당국은 이들 8만명을 정밀조사한다. 아직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문제가 감당할만한 수준이지만, 이들은 불황과 부동산 침체가 더 길어지면 가장 먼저 터질 수 있는 뇌관이라고 본 것이다.

◇‘깡통주택’ 보유 고위험 채무자 20만명 육박

금감원은 2일 내놓은 주택담보대출 현황 조사에서 경락률(감정가 대비 낙찰가율) 초과대출자, 저신용등급 다중채무자, 비은행 후순위대출자를 ‘고위험’ 채무자로 분류했다.

이 세 가지 분류 중 어떤 것을 적용해도 약 20만명은 ‘깡통주택’을 갖고 있거나 여러 금융회사에 과도한 채무를 지고 있어 빚을 다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길어져 집값이 더 떨어진다면 가장 먼저 부실화해 가계부채 폭탄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중 지난 1~10월 평균 경락률인 76.4%를 초과해 돈을 빌린 사람은 19만명에 달한다.

빚을 갚지 못해 집을 경매에 내놓더라도 빚이 남아 ‘채무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든 사람들이다.

우리나라 정서상 집이 최후의 보루인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이 다른 금융자산으로 빚을 갚을 가능성은 작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락률 초과대출자 19만명은 이미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주택가격 하락이 원인이 됐기 때문에 앞으로 집값이 더 내려가면 먼저 취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빚 갚을 능력을 소진한 저신용등급 다중채무자 24만명 역시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이들 중 99%에 해당하는 23만명이 비은행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가뜩이나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높은 이자 부담까지 지다 보니 자칫 사채시장으로까지 들어갈 우려가 있다.

은행에 선순위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비은행에 또다시 후순위대출을 받은 15만명도 안심할 수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은행 후순위대출자 가운데 3만3천명은 담보인정비율(LTV)이 70%를 초과한다”며 “나중에 빚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큰 고위험 차주”라고 지적했다.

한 금융 전문가는 “이들이 평생의 빚에서 허덕이지 않게 ‘소프트랜딩’을 유도하고 경기침체기에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정밀한 금융안전망을 하루빨리 구축하는 문제가 당국의 최대 숙제”라고 지적했다.

◇최대 8만명 부실 ‘가시화’…당국 정밀조사 나서

감독당국은 가계부실화를 잡기 위해 가장 먼저 현미경을 들이댄 곳은 부실위험이 가시화된 1개월 이상 연체자와 LTV 80% 초과대출자다. 4만명씩 최대 8만명에 달한다.

금감원 이기연 부원장보는 “부실위험이 있는 1개월 이상 연체 주택담보대출자 4만명과 LTV 80% 초과대출자 4만명의 리스크 현황과 채무상환능력 등을 정밀점검할 예정”이라며 “중복도 있기 때문에 점검에서 정확한 수를 추리겠다’고 말했다.

권역별로는 상호금융에서 부실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상호금융의 원금 1일 이상 연체자는 전체 4만명의 절반에 육박하는 1만9천명에 달했다. 은행권은 1개월 이상 연체자가 1만7천명으로 집계됐다.

위험수위로 여겨지는 LTV 70% 이상 초과대출도 상호금융이 15만1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이 6만8천명으로 뒤를 이었다.

당장 부실가능성이 있는 LTV 80% 이상 대출자는 은행 2만7천명, 저축은행 5천명, 상호금융과 여신전문금융사가 각 4천명이었다.

이 부원장보는 “금융회사별로 정기적인 LTV 평가시스템을 구축해 고위험군 부실화 가능성에 선제로 대응하게 유도하고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통계의 정확성ㆍ적시성을 높인 시스템을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계부채가 아직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원장보는 “경락률 초과대출이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3.3%, 7등급 이하 연체자는 1.1%로 은행 등의 손실흡수 능력을 고려할 때 당장 위험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12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조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중 16조8천억원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절반 이하로 누그러졌다.

금융권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94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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