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택배’ 가격인상 첫 추진

‘위기의 택배’ 가격인상 첫 추진

입력 2013-01-20 00:00
업데이트 2013-01-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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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지스틱스, 상자당 500원 인상키로”택배 종사자 처우개선과 양질 서비스 위한 결정”

작년 말부터 ‘배송대란’ 조짐을 보이는 택배업계에서 처음으로 가격 인상을 공식 선언한 업체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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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앞두고 충남 계룡시 두마면의 대전우편집중국 관계자들이 한가득 쌓인 선물용 소포와 택배 등을 분류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설을 앞두고 충남 계룡시 두마면의 대전우편집중국 관계자들이 한가득 쌓인 선물용 소포와 택배 등을 분류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그룹의 종합물류기업인 현대로지스틱스는 업계 최초로 택배단가를 상자당 500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택배단가는 상자당 2천460원 수준으로 이번 결정에 따라 3천원에 육박하게 됐다.

보통 택배 가격은 고객의 동의 없이 택배회사가 마음대로 인상하기는 어렵다. 특히 기업체 물량은 공개 입찰을 통해 가격이 결정돼 독자적인 인상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현대로지스틱스는 신규 고객과의 계약이나 기존 고객과의 재계약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70% 이상이 기업고객이어서 당장 일률적으로 모든 물량의 가격을 올릴 수는 없다”며 “본격적인 ‘택배대란’이 닥치기 전에 상생의 해법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가격을 올린 것은 열악한 처우로 이탈하는 택배기사들이 급증한 탓에 배송지연 사례가 늘어나는 등 서비스가 급격히 나빠졌다는 판단에서다.

현대로지스틱스에 따르면 홈쇼핑과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택배시장은 2000년 2억5천만상자에서 지난해 14억6천만상자로 480% 급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평균 단가는 상자당 3천500원에서 2천460원으로 크게 뒷걸음쳤다.

이 때문에 택배기사들은 하루 18시간을 일해도 월 수입이 2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일한 지 한 달도 안돼 그만두는 택배기사가 태반이지만 신규 지원자는 거의 없다고 업계는 전한다.

노영돈 현대로지스틱스 대표이사는 “택배업 종사자의 근로환경 개선과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적정 단가를 적용해야 한다”며 “택배 종사자와 고객의 상생을 위한 결정으로 고사 직전의 업계를 살리고 서비스의 품질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 등 다른 택배회사들은 현대로지스틱스처럼 선제적으로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기업 고객 등 소비자들과의 협의를 거쳐 차근차근 인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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