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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낮춘 PB문턱… “중산층 1000만원 굴릴 방법도 상담”

확 낮춘 PB문턱… “중산층 1000만원 굴릴 방법도 상담”

입력 2013-01-25 00:00
업데이트 2013-01-2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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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 재무설계 도입… “잠재 부유층 공략”

“여윳돈 1000만원을 채권에 투자하는 게 낫겠어요. 위험도 10을 기준으로 3~4 정도 나오는 걸 보니까 주식보다는 채권이 맞거든요.”

24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씨티은행 종로지점에서 만난 이은하 수석PB는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연신 물었다. 기자가 갖고 있는 돈의 액수, 투자 목표, 중도인출 가능성, 투자성향, 수익 목표 등을 한참 묻더니 ‘위험중립형’이라며 신흥시장 국공채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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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은 지난해 3월부터 30~55세 중 금융자산 2000만원을 갖고 있는 고객을 ‘신흥 부유층’으로 규정, 중산층을 위한 재무설계 서비스를 도입했다. 2000만원보다 적은 금액을 갖고 있더라도 어느 지점이든 방문하면 재무설계를 도와준다. 서비스 도입 이래 예금은 15%, 방카슈랑스는 27% 증가했다. 이은하 PB는 “아침, 점심, 저녁 어느 때든 은행 영업시간과 관계 없이 고객이 원할 때 상담해 드린다”면서 “부자들만 누리는 맞춤 서비스를 받는다는 생각에 고객 반응이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무료 서비스라고 해서 절대 허투루 하지 않는다. 한 번 거래를 시작하면 1년에 한 번씩 투자성향을 재분석한다. 자녀교육비나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은퇴 준비도 도와준다. 월급, 국민연금, 퇴직금, 주택연금 여부, 물가가치를 반영해서 미래 생활비 예상치를 뽑아주는 것이다.

시중 은행들의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부자 고객 위주에서 일반 중산층 고객에게도 문호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일반 지점의 ‘스타테이블’ 창구에 가면 고객 연령과 상황에 따라 투자 조언을 해준다. 포트폴리오(자산배분)도 짜준다. 전문적인 상담을 원할 경우, 별도로 요청하면 지점 VIP실에서 담당 매니저에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도 자체 개발한 자산관리 서비스 ‘S-솔루션’을 통해 생애 주기에 따른 목적자금, 은퇴자금 등을 설계해 주고 있다. 우리은행은 ‘로열창구’에서 재테크 상담을 해주고 포트폴리오를 짜준다.

하나은행은 ‘은퇴’에 초점을 맞췄다. 은퇴설계 상담사인 ‘행복디자이너’가 은퇴 전후의 자산설계와 재무설계를 도와준다. 은퇴자가 아닌 일반 고객에 대해서도 수입·지출이나 자산·부채를 분석해준 뒤 연령 대비 소득규모, 생활비, 저축, 부채 비율의 적정성을 비교해 준다. 하나은행 측은 “은퇴설계 상담사를 올해 말까지 300명 더 늘릴 계획”이라면서 “각종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이 이렇듯 PB 대상을 넓히는 것은 서비스 제공에 따른 은행 이미지 제고 효과가 큰 데다 예금, 펀드, 방카슈랑스 등 각종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잠재 부유층을 미리 공략하자는 의도도 있다. 고객들 처지에서는 무료로 재무설계를 받는 까닭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01-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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