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전으로 돌아간 윤석금 재기할까

33년전으로 돌아간 윤석금 재기할까

입력 2013-02-05 00:00
업데이트 2013-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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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씽크빅만 남긴 회생계획안 주말쯤 법원 제출

윤석금(68) 웅진그룹 회장이 33년간 야심 차게 건설했던 ‘웅진 대국’의 꿈을 접고 원점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9월 계열사인 극동건설의 부도로 인한 연쇄 부도를 막기 위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지주사 웅진홀딩스는 모기업인 웅진씽크빅만 남기고 사실상 전 계열사를 매각하는 회생계획안을 이번 주말쯤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다 털고 웅진씽크빅만 움겨쥔 ‘샐러리맨의 신화’ 윤 회장의 재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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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4일 웅진홀딩스 및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과 채권단은 지난 1일 그룹 정상화와 빚 청산을 위해 출판 분야의 웅진씽크빅과 북센만 빼고 주요 계열사를 모두 매각하는 웅진회생계획안에 합의했다. 계획안이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관계인집회가 열리는 20일 법원의 법정관리 인가 승인을 거치면 매각주관사 등이 차후 결정되게 된다. 채권단은 윤 회장에게 사재 출연 대가로 웅진홀딩스 지분 25%와 웅진씽크빅 지분 3.5%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윤 회장은 이를 위해 계열사 보유 지분 처분 등을 통해 440억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채권단은 부실 경영 책임과 초기 변제율을 높이기 위해 웅진씽크빅 지분을 윤 회장이 보유하는 데 대해 반대해 왔다.

이에 비해 웅진케미칼, 웅진식품, 웅진폴리실리콘, 웅진에너지, 극동건설 등은 모두 매각 처리된다. 이미 웅진코웨이와 웅진패스원, 웅진케미칼은 매각이 완료됐거나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거듭하며 사업군 8개, 계열사 15개, 매출액 6조원대의 재계 30위 기업으로 일궜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윤 회장으로서는 한 줄기 희망의 끈을 움켜쥐게 된 셈이다.

외판원 출신 윤 회장은 35살이던 1980년 3월 직원 7명과 자본금 7000만원으로 웅진씽크빅의 전신인 도서출판 헤임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그 후 1988년 웅진식품, 1989년 웅진코웨이 등 생활가전으로 사업군을 확장하다 태양광 사업, 건설, 금융(서울저축은행 등)에까지 손을 뻗는다. 그러나 무리한 M&A는 외환위기와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자금난 압박으로 이어져 33년 전 출발 때와 같은 씽크빅 하나로 재기를 도모하게 된 것이다.

윤 회장의 재기는 자신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2세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사재 출연 주체가 윤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넘긴 첫째 아들인 윤형덕(36) 웅진씽크빅 경영관리실장과 둘째 아들 윤새봄(34) 웅진케미칼 차장이기 때문이다. 채권단과 업계는 윤 회장이 부실 경영의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서는 한편 2세들의 웅진씽크빅 재기를 뒤에서 도울 것으로 보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3-02-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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