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보장’ 연금보험 무더기 해약…불황ㆍ저수익 탓

‘노후보장’ 연금보험 무더기 해약…불황ㆍ저수익 탓

입력 2013-02-11 00:00
업데이트 2013-02-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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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상품 10년 유지율 20%대…보험업계 대책 마련 비상

노후생활 보장을 목적으로 출시된 연금저축보험 상품을 중도에 해지한 사례가 부쩍 늘어났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수익률이 낮을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 탓이다.

일부 상품은 10년 이상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고객 비율이 20%대로 떨어졌다.

보험업계는 고객들이 무더기로 이탈하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11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연금보험 상품계약 유지율은 3개월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보험은 10년 이상 일정액을 내고 나면 종신 또는 특정 기간에 돈을 지급하는 일종의 생명보험이다.

지난해 9월 공시된 것과 같은 상품끼리 비교했을 때 생명보험사가 파는 연금보험의 기간별 유지율은 1년 90.7%, 3년 79.3%, 5년 70.7%, 7년 64.9%, 10년 49.7%에 그쳤다.

3개월 전보다 각각 1.8%포인트, 1.1%포인트, 0.9%포인트, 4.6%포인트, 0.5%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상품별로는 흥국생명의 ‘뉴그린필드연금’ 1년차 유지율이 3개월 전보다 6%포인트 급락한 63.3%에 그쳤다. 보험에 가입한 지 1년도 안 돼서 40%가 해지했다는 뜻이다.

10년차 유지율은 우리아비바생명의 ‘뉴럭키라이프연금보험’이 37.0%로 생명보험 연금상품 중 가장 낮았다. KDB생명의 ‘노후사랑연금보험’도 37.4%에 그쳤다.

유지율은 조회시점(2012년 12월 말)에서 1, 3, 5, 7, 10년 전 해당 연도의 신계약 건수 중 조회시점까지 유지되는 계약건수의 비율을 의미한다.

손해보험사 연금상품의 성적은 더욱 초라했다.

기간별 유지율이 1년 89.5%, 3년 70.1%, 5년 58.8%, 7년 44.7%, 10년 37.8%로 집계됐다.

보험에 가입하고서 5~7년 사이 계약자 수가 절반으로 뚝 떨어지고 10년을 넘으면 10명 가운데 4명도 남지 않는다는 의미다.

3개월 전과 비교하면 5년차 유지율만 2%포인트 늘었고, 나머지 기간은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다.

손해보험은 모든 상품의 1년차 유지율이 모두 80~90%대를 기록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급감했다.

흥국화재의 ‘평생행복보험’은 10년차 유지율이 23.8%, 동부화재의 ‘미래행복보험’은 29.6%에 불과했다.

업계는 길어지는 불황 속에서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는 것이 부담스러워지자 손해를 무릅쓰고서 중도에 해지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해 3분기 첫 비교공시에서 연금보험 주력상품의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한 사실이 드러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경기가 안 좋으면 보험을 중도에 해지하는 고객이 많아진다”며 “게다가 연금보험 수익률이 안 좋다는 인식이 퍼져 해약고객이 더 늘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금리 장기화와 고령화로 업계 사정이 안 좋은 가운데 유지율마저 하락하자 보험협회는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업계와 공동으로 TF를 만들어 유지율 하락원인을 분석하고 고객을 장기적으로 붙잡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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