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취업난 심각…구직단념자 넉달째 증가

20대 취업난 심각…구직단념자 넉달째 증가

입력 2013-02-13 00:00
업데이트 2013-02-1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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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용지표 개선을 이끌었던 자영업자가 18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기저효과 때문으로 풀이하지만 자영업자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자 증가폭이 30만명 선을 회복했고 상용직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청년층 취업난은 여전히 심각하다. 졸업 시즌을 맞아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사람들은 일자리 찾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취업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아예 구직에 나서지 않는 구직단념자가 넉달째 증가해 경제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

◇취업자 증가폭 30만명대 회복…상용직 늘어

13일 통계청의 고용동향을 보면 1월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만2천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작년 9월 68만5천명으로 ‘깜짝’ 호조를 보이고 11월까지 30만명을 웃돌다 12월 27만7천명으로 떨어진 뒤 이번에 30만명 선으로 올라왔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작년 7월 3만4천명, 8월 8만명, 9월 13만9천명, 10월 14만4천명, 11월 16만4천명, 12월 11만2천명, 1월 15만6천명 등으로 7개월째 늘고 있다.

기획재정부 김범석 인력정책과장은 “기계장비ㆍ정보통신업ㆍ전기장비 등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 구인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안정성이 높은 상용직 취업자가 52만3천명 늘어난 점까지 고려하면 1월 고용시장 전반의 지표는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 증가폭 2011년 8월 이후 첫 감소

증가일로를 보였던 자영업에도 고용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9월 11만1천명까지 늘었던 자영업자수는 10월 4만8천명, 11월 3만8천명, 12월 1만2천명 등으로 증가폭이 점차 줄어들었다. 급기야 올해 1월엔 2만1천명이 줄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1년 8월 이후 18개월만이다.

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경기변동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영업자가 계속 증가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우선 힘이 실린다. 이에 따라 자영업 영역에서도 과당경쟁으로 인한 구조조정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고용정보원 박진희 부연구위원은 “자영업자는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늘었는데 최근 내수가 워낙 나빠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자영업자 규모가 2011년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늘어났던 만큼 이러한 조정 국면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50대가 자영업보다 정년 연장이나 퇴직 후 재취업 등 상용직 근무를 선호하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로 50대 자영업자 수는 2012년 1분기 11만3천명, 2분기 6만5천명, 3분기 5만2천명, 4분기 2천명으로 내리막을 타고 있다. 같은 기간 50대 상용직은 15만1천명, 19만6천명, 19만8천명, 18만3천명으로 전년보다 탄탄한 증가세를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베이비부머들이 퇴직 후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3년 생존율이 절반에 그치는 등 대부분 창업에 실패했다”며 “자영업이 노후준비의 대안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자영업자 수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경기 침체시 가장 타격을 받는 부문이 자영업자인 만큼 이 부문의 취업자가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위기시 불안요인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청년 취업난 가중... 졸업 시즌 대졸자 더 어렵다

1월 20대 취업자 감소폭은 10만명을 웃돌며 2년 만에 가장 컸다. 20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무려 2.9%포인트 추락했다.

25~29세 실업률은 6.4%로 작년 같은 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지만, 이는 고용사정이 나아졌기 때문이 아니다. 아예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데 따른 착시현상이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단념자는 지난해 10월 17만9천명, 11월 19만3천명, 12월 20만4천명, 지난달 21만2천명 등으로 넉달 째 늘어났다.

’구직단념자’는 취업의사와 능력이 있는데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으로,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전년 동기 대비로 취업준비자가 5만6천명(10.9%), 재학ㆍ수강이 10만3천명(2.5%) 늘었난 점을 고려하면 취업 의지는 강하지만 고용 여건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2월 조사한 매출 500대 기업의 2013년 신규 채용인원은 3만3천명으로 전년보다 1.3% 감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 신규채용계획이 있는 기업은 조사대상기업(303개) 가운데 37.3%에 불과하다.

박진희 부연구위원은 “구직단념자가 늘어나는 건 노동시장이 건강한 상태가 아니라는 뜻”이라며 “일자리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1~2월 졸업을 앞둔 청년들이 실업상태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신규취업시장 자체가 굉장히 좁아 3월까지는 청년 취업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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