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ㆍ콘도ㆍ항공권 할인 없애고 보험혜택 중단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자 카드사에 이어 시중은행마저 부가 혜택을 대거 줄이고 있다.금융사 고객들은 이제 지갑 속 카드뿐 아니라 장롱에 고이 간직해둔 통장의 혜택까지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할 상황을 맞게 됐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 은행들은 올해 들어 고객 대상 부가 혜택을 줄였거나 조만간 축소할 계획이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하나SK카드 등 대형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해부터 포인트 적립과 할인 혜택 등을 기존보다 50% 이상 줄였다.
은행들의 부가 서비스 축소 규모는 카드사만큼 크지 않지만, 그동안 부가 혜택에 좀처럼 손을 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른 수건 짜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씨티은행은 내달 15일부터 ‘라이프 플랜 저축’, ‘로얄 고수익 부금’, ‘웰빙 예금’의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부가서비스를 중단한다.
’라이프 플랜 저축’은 상해보험 무료 가입, ‘로얄 고수익 부금’은 마일리지 적립이 사라진다.
’라이프 플랜 저축’은 저축액이 200만원 이상이고 가입 고객이 만 19세 미만이면 자녀안심보험, 19세 이상 성인이면 상해보험을 들어줬다. 보험 기간 만료 때 1년 단위로 갱신해 최고 3년간 보험혜택을 부여했다.
’로얄 고수익 부금’은 만기 1년 이상 500만원 이상 예금을 거치하면 3천500원당 1마일을 적립해줬다.
’웰빙예금’은 상해보험 무료 가입과 웰빙 서비스가 중지된다. 그동안 제공했던 웰빙 서비스는 건강검진 예약 및 검진료 할인, 신차 구매 시 할인, 전국 콘도 예약 및 할인, 항공권 예약 및 할인 등이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출시된 지 10년 이상 지나 가입 고객 수가 미미하고 부가서비스 이용률이 극히 저조해 부가혜택을 축소한 것”이라면서 “로얄 고수익 부금은 마일리지 제공 요건 현실화 등 부가 혜택을 재정비한 뒤 상반기 중 다시 판매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4월부터 ‘우리아파트뱅킹 사이트’ 서비스를 중지한다.
우리은행은 “관리사무소가 이용하던 우리아파트뱅킹 서비스의 이용률이 극히 낮아 같은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아파트데스크 서비스와 통합 운용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전자금융 수수료 특별 우대를 위한 실적 조건을 지난달 15일 변경했다.
’U드림 저축예금’과 ‘U드림 Ready 高 저축예금’은 Tops점수가 30점 이상이면 우대를 받았으나 20점 미만으로 완화하면서 Tops 실적에서 카드 실적 점수를 제외했다.
신한은행 고객들은 신한카드를 많이 사용해 점수를 많이 쌓아왔기 때문에 불리하게 개정됐다는 지적이 많다.
한 은행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금융권 전체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면서 “은행 또한 통장 등에 부여된 부가 혜택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재조정하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