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 2월판매량 12% 급락… 수입차는 14%↑
판매 대수로는 아직 국내 업체의 10%를 간신히 넘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내수시장 매출액으로는 BMW가 국내 3위인 한국지엠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들은 엄청난 매출과 수익을 올리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와는 달리 고용이나 투자 등이 거의 없어 한국에서 ‘단물만 빼먹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등 국내 업체들의 지난 2월 내수 판매량은 9만 953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4% 급락했지만 수입차는 1만 556대로 14.8% 급증했다. 국내 경기침체와 설 연휴,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비슷한 판매 조건이었지만 그 결과는 천양지차였다.
이처럼 상승세가 이어지며 BMW의 지난해 차량 판매액은 2조 3100억원(판매 차량과 가격을 더한 추정치·미니 매출 포함)으로 처음 2조원대를 넘어서면서 한국지엠(2조 1600억원)을 눌렀다. BMW의 정비 부분과 파이낸스 매출액 등이 더해지면 그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벤츠의 차량 판매액은 1조 5450억원. 여기에 매년 4000억원이 넘는 파이낸스 부분 매출액 등이 더해지면 한국지엠과 거의 비슷해진다. 아우디가 1조 769억원, 폭스바겐이 7423억원, 토요타가 6450억원(렉서스 포함) 등의 차량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전체 수입차업체의 차량 판매액은 7조 7600억원(추정치)으로, 여기에 1조원대의 수입차 전체 파이낸스 매출액을 더하면 기아차의 내수 차량 판매액인 8조 38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제 수입차는 국내 완성차업체를 위협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는 증거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수입차업체는 상대적으로 적은 고용 실적과 극히 적은 기부금 등을 통해 매출액 대비 국내 경제 기여도가 턱없이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해마다 수백억원씩의 배당으로 국내 이익을 해외 본사로 빼돌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BMW보다 매출이 적은 한국지엠은 부평과 군산 등 3개 공장에 직원 1만 700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2012년 사회공헌에 50여억원을 사용했다. 또 한국지엠의 수백개에 이르는 국내 하청업체 등을 따지면 국내 기여도는 높다.
하지만 수입차업계의 선두 주자인 BMW는 연간 수억원의 기부금으로 생색만 내고 있다. 벤츠는 4억 5000만원, 아우디는 1억원을 기부했다. 다들 국내 매출이 1조원을 넘는 회사들이다.
특히 폭스바겐은 국내 소외층을 위해 한 푼도 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3-03-12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