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 법정관리…동화면세점에 미칠 영향은

롯데관광 법정관리…동화면세점에 미칠 영향은

입력 2013-03-18 00:00
업데이트 2013-03-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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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시 김기병회장 일가와 계열·관계사들 타격 불가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으로 롯데관광개발이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김기병(74) 회장 일가와 계열·관계사들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18일 산업·증권업계에 따르면 용산개발 사업이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부도 상황에 놓이면서 용산사업의 시행사 드림허브의 2대주주로 참여한 롯데관광의 법정관리는 당연한 수순으로 예상됐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리면 롯데관광은 법원 관리하에 출자전환(부채를 주식으로 전환)이나 탕감 등으로 부채를 줄여 기업 회생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그러나 법원이 회사의 계속 기업 가치보다 청산 가치가 크다고 판단해 회생절차 개시 인가를 하지 않으면 롯데관광은 증시 상장폐지와 함께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김기병 롯데관광 회장 일가와 동화투자개발, 동화면세점 등 계열 또는 특수관계회사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롯데관광개발, 감사의견 ‘거절’…”계속기업 의문” = 외부감사인인 대성회계법인은 롯데관광개발에 대해 용산개발 투자로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감사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인은 감사보고서에서 “롯데관광개발이 투자한 용산개발 시행사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디폴트 상황에 처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이 생겼다”며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여부는 용산개발 사업의 진행 여부와 정상화에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차입금 등 갚아야 할 빚도 줄줄이 만기가 돌아와 역시 채무불이행 상태가 불가피하다. 이달 255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256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오고 5월에 180억원, 내년 말까지 392억원의 차입금이 만기 도래한다.

감사인은 “차입금 상환에 실패하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불확실성으로 자산과 부채, 관련 손익항목을 수정할 수 있는 감사 증거를 확보할 수 없어 감사의견을 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자본 완전 잠식도 우려된다.

롯데관광은 2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투자회사인 드림허브와 계열사로 편입한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을 각각 15.1%, 70.1% 보유하고 있으며 용산개발에 1천7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었다. 용산개발 사업이 파산하면 투자 손실로 자본이 전액 잠식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용산개발이 최종 부도나 파산 등으로 가면 롯데관광은 투자액을 모두 손실로 회계에 반영하게 된다”며 “결국 용산개발이 파산하면 롯데관광개발도 자본전액잠식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롯데관광 주가는 용산개발사업으로 2009년 최고 5만3천원대까지 뛰었다가 8천원대까지 떨어졌고 감사의견 거절에 따른 상장폐지 위기로 거래가 정지됐다. 이달 27일까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 오너 일가·관계사들 ‘위기’오나 = 롯데관광 위기로 김기병 회장과 부인인 신정희 롯데관광 이사. 두 아들 등 일가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롯데관광은 김 회장이 38.6%, 부인 신씨 및 두 아들 등이 52.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회생절차로 출자전환이나 감자(자본감소) 등을 추진하면 보유 지분이 낮아지고 김 회장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은행 대출 등을 받았기 때문에 주식을 날릴 수도 있다.

롯데관광은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 김 회장에 대한 이사 재선임을 이번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회생절차 등 구조조정으로 재선임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동화투자개발, 롯데관광, 동화면세점 등 계열사 및 특수 관계사 일부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관계사인 동화투자개발은 롯데관광개발 차입금에 대한 담보나 연대 지급보증 등을 제공했다.

김 회장 오너 일가의 실질적인 모기업으로 현금 창출능력이 뛰어난 동화면세점도 어느 정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1973년 3월에 설립된 비상장사인 동화면세점은 2011년 말 기준 김 회장 일가와 롯데관광 등 계열·특수관계사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관광은 그러나 롯데그룹과는 무관하다. 김 회장의 부인 신정희 이사가 신격호 회장 막내 여동생이라는 고리가 있어 ‘롯데’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롯데그룹과 지분 등 관계가 전혀 없는 별개 회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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