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점규제’ 외식업체 인력감축·채용보류 잇따라

’출점규제’ 외식업체 인력감축·채용보류 잇따라

입력 2013-03-23 00:00
업데이트 2013-03-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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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유발효과 뛰어난 외식기업 규제로 청년구직자 타격”

신규출점 규제로 성장동력에 타격을 입은 외식·제과업체의 인력 구조조정과 채용계획 보류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외식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연매출 200억원, 상시근로자 200명 이상의 34개 기업이 신규출점 제한으로 사업확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신규인력 고용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80명의 인력을 채용했던 단체급식 및 외식업체인 아워홈은 당초 올해 2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공공기관 급식사업 참여에 제한을 받은데다 외식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 신규 출점의 길이 막히면서 인력운용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카페베네도 이달초 전 직원의 10%에 달하는 인력인 100여명을 현장근무로 전환하고 권고퇴직을 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최근 인수한 제과점 ‘마인츠돔’ 등의 신규 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없게 되는 등 외식사업 확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데 따른 것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이번 신규출점 제한 대상에서 가까스로 제외된 외식업체들도 상시근로자수 200명 이상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기 위해 인력 감원 및 고용 동결이 불가피한 분위기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베이커리 업체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는 SPC는 신규출점이 급격히 줄면서 점포개발 인원을 영업직으로 돌리는 등 직무를 전환배치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통상 한달 평균 40∼50개의 점포를 새로 내왔으나 반경 500m 이내에 동일한 가맹점 출점을 금지하는 공정거래위의 모범거래기준이 발표된 이후 출점 매장이 8∼10개로 줄고 지난달 동반성장위의 중기적합 업종 발표 이후에는 3개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SPC는 매년 하반기에 50∼60명 규모의 공채를 실시해오다가 올해는 채용 계획을 전혀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SPC 관계자는 “당장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면서도 “하반기 채용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확답할 순 없지만 분명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커리 뚜레쥬르, 외식브랜드 빕스, 비비고 등을 운영중인 CJ푸드빌 역시 올해는 채용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작년엔 1천700명을 채용했었다.

CJ푸드빌은 현재 산학 협력 관계를 맺은 외식 특화 대학 20곳과 고등학교 28곳의 졸업생의 진로를 걱정하고 있다.

특히 외식서비스업의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는 점 때문에 최근 외식기업들의 인력감축 움직임은 곧바로 청년일자리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0년 산업별 고용유발계수(매출 10억원에서 유발되는 취업자수)가 삼성전자 0.84명을 비롯, 제조업은 평균 6.7명인데 비해 CJ푸드빌은 13.8명에 이를 정도로 외식서비스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뛰어나다.

CJ푸드빌 관계자는 “200평 규모의 빕스 매장 한곳을 운영하려면 100명 내외의 직원이 필요한데 중소제조업체 한곳의 평균 고용인원이 25명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일자리 창출 효과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전체 전문대 이상의 외식 관련 학과가 106개로 이곳에서 연간 1만6천명의 졸업생이 배출되는데 최근 외식업체의 채용계획이 불확실해지면서 이들 졸업생의 진로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구직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동반성장 취지를 살려야겠지만 외식산업이 가진 일자리 창출 등의 순기능은 묻히고 국내 외식산업의 선진화 및 세계화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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