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정책결정회의 내달초 ‘엔저’ 빨라지나

일본은행 정책결정회의 내달초 ‘엔저’ 빨라지나

입력 2013-03-29 00:00
업데이트 2013-03-2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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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계기로 엔화 약세 속도가 빨라질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은행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다음 달 3∼4일 금융정책결정회의(금정위)에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구체적인 금융완화 방안을 내 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엔화 약세가 심해진다면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수출기업에는 가격 경쟁력 약화라는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투자업계는 엔화 약세에 대해 엇갈리는 전망을 했다.

금정위에서 금융완화 방안이 나오면 엔화 약세가 더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과 이미 이 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돼 추가적인 약세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거시경제팀장은 “최근 구로다 총재의 공격적 발언을 고려할 때 4월 금정위에서 새로운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실제 정책이 발표되면 엔화는 달러당 100엔대로 진입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110엔대도 넘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로다 총재는 최근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2년 내 물가 2% 상승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양적, 질적으로 대담한 금융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팀장은 “엔·달러 환율이 반등하기 시작한 지 6개월가량이 지났음에도, 아직 일본 수출은 뚜렷한 개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엔화 약세에도 수출이 확대되지 못한다면 정책 효용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무제한 양적 완화를 통한 엔화 약세 기조를 천명한 이후 엔·달러 환율은 작년 9월 말 달러당 77.8엔에서 전날 94.1엔으로 6개월 사이 21.0% 올랐다.

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엔화 약세가 더 진행될 것이라며 엔·달러 환율 12개월 전망치를 달러당 100∼106엔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민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3월 결산을 앞둔 일본 기업들의 송금으로 이달 중순 이후 엔화가 소폭 강세를 보였으나 4월 금정위에서 양적 완화가 발표되면 엔화가 다시 약세로 반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엔화 약세가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신임 일본은행 총재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반영됐으며 일본은행의 자산증가 속도도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4월 금정위에서 구로다 총재가 최근까지 발표한 양적 완화정책을 지지하는 정도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최근 일본은행의 자산증가 속도도 현저히 낮아졌다”면서 엔화 약세 둔화를 점쳤다.

엔화 약세에 대한 일본 국내외의 반발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변수다.

이 연구원은 “지난 19일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 주최로 열린 ‘2013년 무역 아젠다’에서 엔화약세로 인한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의견이 나왔다”면서 “통화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일본은행 내에서 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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