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잠자는 동전 5억원 모금…동전 제조 비용도 절감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매년 수십만개의 저금통을 주문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지난해 총 8천528만원을 들여 36만5천개의 저금통을 만든 데 이어 올해도 이미 하트 모양의 저금통 6만여개 제작에 들어갔다.이 정도면 국내에서 저금통을 가장 많이 주문제작하는 기관일 것 같다.
한은의 저금통 사업은 1997년부터 17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한은이 매년 대규모 저금통 살포(?)에 나서는 것은 1차적으로 복지단체의 모금활동을 돕기 위한 것이다.
한은에 납품된 저금통은 지방자치단체와 복지단체를 거쳐 일반 회사나 학교의 사무실, 커피 전문점 및 대형마트 계산대 옆, 어린이집 등 다양한 장소에 비치된다.
이렇게 전국에 뿌려진 저금통에서 지난해 거둬들인 돈은 총 4억8천100만원에 달한다. 모금된 돈은 전액 복지단체 활동에 지원된다.
한은 발권기획팀 정기란 과장은 “작년 12월에 배포된 뒤 아직 회수하지 않은 저금통을 합하면 실제 실적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통 사업’은 한은에도 도움이 된다. 작년에 회수된 저금통에서 나온 동전은 총 1천80만개. 이 중 10원짜리가 69.1%에 달하는 등 장롱 속이나 서랍 속에서 ‘잠자던’ 동전이 상당수다.
한은은 작년에 저금통을 통해 회수된 주화들을 모두 다시 만들었다면 그 비용만 7억1천380만원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은으로선 꿩(복지단체 지원) 먹고 알(주화 제작비 절감)도 먹은 셈이다. 더군다나 꿩보다 알의 효과가 훨씬 크다.
모금액과 절감된 주화제작비를 합치면 저금통 제작비용의 12배에 달한다.
그래서 저금통 사업의 슬로건도 ‘작은 동전 큰 기쁨’이다.
한은은 올해 이 사업을 더 확대한다. 지원 단체도 8개에서 11개로 확대하고 저금통도 40만개 이상 만들 계획이다.
한은 발권국 신원섭 국장은 “동전 제조비용도 결국 국민 부담”이라며 “한국은행 로고가 찍힌 저금통이 보이면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