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갈수록 나빠지는데”…국회는 추경 늑장

”경제 갈수록 나빠지는데”…국회는 추경 늑장

입력 2013-05-02 00:00
업데이트 2013-05-0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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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부총리 외국출장 취소하고 국회 집중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이 4월 임시 국회 회기 내에 처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통화정책 지원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재정정책까지 때를 놓친다면 추후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석준 2차관 등 기재부 고위 관료들은 추경예산안을 제출한 이후 국회 통과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국회 통과에 모든 것을 집중하다 보니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는 아예 얼굴을 보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 부총리는 3일부터 이틀간 인도 델리에서 열리는 제45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및 아세안(ASEAN)+3’ 재무장관회의 출장도 취소했다.

현 부총리는 원래 2일로 예정됐던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추경안 통과를 본 후 출국하려 했지만 여야 간 정쟁으로 일정이 지연되자 출장 대신 국내 현안에 집중하기로 했다.

예산실·세제실·국고국·재정관리국·공공정책국 등 업무를 담당하는 이석준 2차관 역시 추경 편성·통과 등 현안에 쫓겨 1개월여 재직 기간에 정부 세종청사에서 업무를 본 시간은 거의 없다.

현 부총리 등 예산 라인은 국회 예결위 및 본회의 일정을 예의주시하면서 상황에 따라 지원에 나서는 사실상 대기 상태에 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4월 임시 국회에서 추경안이 통과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달 중에 추경안 통과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여야는 이번 추경에 따른 재정건전성 문제를 두고 충돌하고 있다.

때마침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면서 기재부는 더욱 다급해졌다.

통계청의 3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과 서비스업, 설비·건설투자 등이 모두 악화되면서 예상보다 높은 1분기 경제성장률(전분기 대비 O.9%)을 토대로 형성된 경기 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부었다.

3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2.6% 줄어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나쁜 수준이었다. 광공업 생산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것도 2011년 10~12월 구간 이후 처음이다.

현 부총리는 지난달 말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현재 경기가 갈수록 더 나빠지는 상황”이라면서 “정책은 타이밍을 놓치면 추후에 더 많은 재정이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추경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추경을 빨리 통과시켜달라는 촉구성 발언인 셈이다.

김민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교과서적으로는 편성 단계부터 깊이 있게 논의해 제대로 추경안을 짠 다음에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는 게 맞지만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을 보면 일단 빨리 예산안을 통과시켜 시장에 투입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여야가 협조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고용투자팀장은 “과거 추경예산안 심사절차를 보면 5월 중순께 통과되는 것이 상식”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심사에 걸리는 시간이 있는 만큼 꼼꼼하게 따져보고 통과시키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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