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논란 백혈병 치료제 가격 인하될 듯

고가 논란 백혈병 치료제 가격 인하될 듯

입력 2013-05-24 00:00
업데이트 2013-05-2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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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특허만료로 국내 복제약 출시 대기

“제약사들이 백혈병 환자 생존에 필요한 치료제 가격을 높게 매겨 폭리를 취하고 있는데, 이는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생필품 가격을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4월말 혈액암 전문가들이 만성골수성 백혈병 치료제가 지나치게 비싸다며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내세운 논리다. 당시 세계 15개국 출신의 전문 의료진 120여명은 미국 혈액학회 저널 ‘블러드(Blood)’에 보낸 글에서 “백혈병 치료제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야말로 환자를 살리는 데 꼭 필요한 일”이라고 주장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같은 세계 혈액암 전문의들의 환자를 위한 간절한 희망과 바람이 우리나라에서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성분명 이매티닙)의 국내 물질특허가 6월3일 끝나면서 복제약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내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에 대한 정부의 약값 정책에 따라 복제약이 나오면 오리지널 약값은 1년 안에 30%가량 떨어진다. 또 이듬해부터는 46%까지 깎인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과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출시 대기 중인 만성골수성 백혈병치료제 글리벡 복제약은 수두룩하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6일 현재까지 국내 14개 제약사가 31개의 글리벡 복제약을 만들겠다고 신청해 품목제조 허가를 받았다.

여기에는 동아에스티,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JW중외제약, CJ제일제당, 보령제약, 일동제약, 부광약품, 제일약품, 삼진제약, 건일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 국내 상위권 제약사들이 망라돼 있다.

이들 제약사들은 기존 글리벡 용량인 100㎎은 물론 200㎎과 400㎎ 등 고용량 제품을 제조, 시판할 수 있도록 허가받음으로써 100㎎ 제품을 하루에 여러 알 먹어야 했던 환자들의 복용 편의를 개선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을 내비쳤다.

스위스계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글리벡은 그간 고가(高價)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비싼 가격 때문에 항상 비판을 받았다. 2002년 국내 출시된 이 약 100㎎ 한 알 가격은 현재 2만2천212원이다. 보통 환자가 하루에 400㎎을 복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약값만 200만원 정도에 이른다.

이에 따라 국내 보건의료시민단체와 환자들은 2008년 글리벡 약값 인하를 요구했고, 보건복지부도 가격 인하에 나섰다. 하지만, 행정소송 끝에 법원이 2010년 노바티스의 손을 들어주는 바람에 무산됐다.

다행히 글리벡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글리벡 약값의 95%는 건강보험에서 지원한다. 여기에다 나머지 약값 5%(월 14만~20만원)의 환자 본인부담금도 노바티스가 환자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대신 내줘 지금까지 국내 환자들은 사실상 무료로 이 약을 썼다.

하지만 국내에서 한해 4천여명의 환자가 글리벡을 복용하면서 1천억원대에 이르는 건강보험 청구금액은 건강보험 재정에 큰 짐이 됐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이 내는 건강보험료 부담으로 돌아왔던 게 사실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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