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경영진 사퇴배경은…”경영부진·전산사고 책임”

농협경영진 사퇴배경은…”경영부진·전산사고 책임”

입력 2013-05-24 00:00
수정 2013-05-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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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최고 경영진 9명 가운데 윤종일 전무이사, 김수공 농업경제대표이사, 최종현 상호금융대표이사, 이부근 조합감사위원장 등 4명이 24일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앞서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사퇴했고 이성희 감사위원장은 다음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최고위급 9명 가운데 6명의 자리가 비는 셈이다.

농협 측은 경영성과 부진과 잇단 전산사고 등으로 경영쇄신 차원에서 용퇴를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말 발표를 앞둔 농협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은 상당히 저조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STX 그룹 구조조정의 여파로 경영성과가 더욱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말 기준 STX 그룹의 총 여신 규모는 약 13조2천억원으로 산업은행이 3조9천억원으로 가장 많고 수출입은행 2조3천억원, 농협 2조2천300억원 등의 순이다.

STX 그룹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농협은 정상 여신을 요주의 여신으로 재분류해야 한다. 이에 따라 농협은 대손충당금으로만 약 1천500억원을 적립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질적인 전산망 마비도 일괄 사퇴를 부른 직접적인 원인이다.

농협은 2011년 북한의 해킹 공격으로 전산망이 마비된 데다 지난 3월 이른바 ‘3·20 전산대란’ 때 또다시 전산망이 마비돼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를 받고 있다.

특히, 농협은 2년 전 해킹 공격 때 내·외부 전산망을 분리하지 않은 점 등이 문제로 드러났는 데도 아직까지 이를 개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경영진이 전산 보안조치를 소홀히 한 사실이 드러나면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 일괄 사퇴한 임원들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전산 사고 등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번 일괄 사의표명을 놓고 최원병 중앙회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없진 않으나 농협측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설령 최 회장이 물러난다고 해도 신임 회장이 투표를 통한 선출 절차를 거치는 만큼 후임이 누가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압박을 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농협 측은 축산경제조합장대표자회에서 선출된 남성우 축산경제대표이사가 이번 일괄사퇴에서 빠졌다는 점도 ‘외부 입김설’을 배제하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농협 관계자는 “선거로 뽑힌 임원은 경영이 잘되면 잘되는 대로, 못되면 못되는 대로 임기 동안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이라며 “이런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임명직 임원들이 경영 쇄신을 위해 용퇴를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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