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외국 VVIP 잡기 경쟁

삼성·LG전자, 외국 VVIP 잡기 경쟁

입력 2013-06-04 00:00
업데이트 2013-06-0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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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TV시장 선점’ 부자들 상대 잇단 러브콜

초고화질(UHD) TV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 세계 부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자들의 소비에는 불황이 없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지만 궁극적으론 미래 TV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생존경쟁이라는 게 업계의 평이다.

최근 LG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BMW와 손잡고 이색 마케팅을 벌였다. 재규어 XJ모델이나 BMW7 시리즈를 구매한 고객에게 84인치형 UHD TV를 한 달간 무료로 빌려주는 행사다. 기본사양만 1억 2000만원에 달하는 명차 고객을 노린 마케팅이지만 고민도 있었다. 한 달간 무료로 빌려주는 TV 1대 가격이 무려 250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명차 고객을 향한 LG의 마케팅은 스웨덴에서도 진행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협약을 맺고 구매 고객에게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주는 것. 포르투갈에서는 포르셰 신차 케이맨(Cayman) 발표회장에 UHD TV를 설치해 신제품의 홍보 영상을 초고화질로 상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2500만원짜리 TV를 살 만한 고객은 명차 소비층과 상당 부분 겹친다고 생각해서 펼친 마케팅인데 성공적이라는 평”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부자들에게 공을 들이는 건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역시 출시가 4000만원짜리 85인치형 UHD TV 85S9가 나오자 오일달러를 쥔 중동 부호들에게 가장 먼저 달려갔다. 특히 삼성전자는 TV에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중동 5개 지역의 아랍어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지난 4~5월에는 상하이와 베이징 등 4대 도시를 돌며 중국의 초우량고객(VVIP) 잡기에 나섰다. 요트 박람회장과 문화 유적지 등을 돌며 중국의 큰손들을 상대로 85인치형 UHD TV 85S9의 마케팅을 벌였다. 가격은 4000만원. 현존하는 가장 비싼 TV로 꼽히지만, 일주일 만에 100여대가 예약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양사가 글로벌 VVIP 잡기에 매달리는 것은 당장의 이익 때문이 아니다. 실제 UHD TV는 팔 수 있는 수량도, 수요도 극히 제한적이라 팔아봐야 챙길 수 있는 이익은 적다. 게다가 UHD TV 상용화까지는 5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VVIP 시장은 업계의 첨단 기술들이 첫 진검승부를 벌이는 경쟁터”라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평가가 결국 미래시장에서 평판을 좌우하기 때문에 깐깐한 소비층인 부자들에게 매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3-06-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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