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동일담보로 대출금리 차별 못한다

대·중소기업 동일담보로 대출금리 차별 못한다

입력 2013-06-13 00:00
업데이트 2013-06-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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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개 기업 대출금리 0.26%P↓…이자 1천400억 절약

내달부터 같은 담보를 제공하면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대기업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관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5만개 중소기업의 대출금리가 평균 0.26%포인트 내려가고 기업은 이자를 연 1천400억원 정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동일 담보 제공시 대기업·중소기업간 금리차별 개선안’을 13일 발표했다.

대출금리 가운데 가산금리를 계산할 때는 기업의 부도 확률, 담보를 처분하고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대출금 비율을 토대로 예상손실을 산출한다.

그런데 금감원이 18개 은행의 중소기업 담보대출금리 실태를 점검해보니 우리·산업·수출입·외환·전북·제주은행을 뺀 12개 은행은 기업이 충분한 담보가 있는데도 높은 손실률을 적용해 중소기업을 차별하는 경우가 있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의 부도율이 대기업보다 높아도 두 업체 모두 10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1억원을 대출받으면 담보가 충분하기 때문에 부도시 손실률이 0%여야 한다. 하지만 이 손실률을 높게 책정함으로써 중소기업은 담보가 있는데도 대기업보다 높은 금리를 물게 되는 식이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높은 목표이익률 부과하거나 담보 때문에 줄 수 있는 금리감면 혜택을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주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12개 은행이 이달까지 대출금리 산출 기준을 고치고 다음 달부터 신규대출과 만기연장 시 인하된 금리를 적용하도록 했다.

만기가 돌아오지 않았더라도 은행들은 해당 중소기업에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통보해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개선안에 따라 전체 중소기업 320만개 가운데 유효담보가액이 충분한 담보대출을 받은 15만793곳(전체 중소기업의 4.7%·대출금액 53조8천614억원)이 대출금리가 평균 0.26%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은 연간 1천419억원, 차주(借主) 1명당 연 102만원의 이자를 아낄 수 있게 된다.

지난해 5월∼올해 4월 중소기업 담보대출 평균금리가 5.25%인 점을 고려하면 0.26%포인트 낮아질 경우(4.99%)대기업 담보대출 평균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박세춘 금감원 은행·중소서민검사담당 부원장보는 “신용도와 은행 기여도가 다르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금리가 같을 수는 없다”며 “다만 다른 요인이 동일할 경우 같은 담보로 금리를 차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관행을 불합리했더라도 은행들이 법규를 위반한 것은 아니므로 은행들이 중기대출로 부당이득을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박 부원장보는 덧붙였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은행이 중소기업에 불합리한 금리차별을 하지 않도록 분기별로 대출실적을 점검하고 수시로 현장점검을 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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