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업계, 우리금융發 지각변동 전망

은행·증권업계, 우리금융發 지각변동 전망

입력 2013-06-26 00:00
업데이트 2013-06-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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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우리銀 인수 시 ‘메가뱅크’ 탄생 가능성증권업계 2위 우리투자증권 운명에 ‘촉각’

은행과 증권, 카드업계 등 금융권에 우리금융발(發)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광주·경남은행과 우리투자증권, 우리은행을 비롯한 다른 계열사 등 정부가 분리매각하기로 한 우리금융의 ‘알짜매물’ 향방이 업계 순위를 대거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KB금융·교보생명 등 ‘입질’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B금융이 우리은행의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경남·광주은행과 우리투자증권을 떼어내더라도 현실적으로 직원 수 1만5천명 이상의 우리은행과 다른 계열사를 함께 인수할만한 금융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IMM컨소시엄을 이뤄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한 교보생명도 인수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금융위는 사모투자펀드(PEF)나 외국 투자자에게도 문을 열어놨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국내 금융사가 새 주인이 되는 쪽을 선호하는 눈치다.

KB금융지주가 우리은행을 인수해 국민은행과 합병하면 단숨에 국내 최대 규모의 은행으로 자리잡게 된다.

올해 3월 현재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직원 수는 3만1천573명, 영업점은 2천215개에 달한다. 자산 기준으로도 하나·외환은행(265조원), 신한은행(243조원)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서게 된다.

KB금융이 우리은행을 인수하더라도 당장 국민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메가뱅크를 만들기보다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처럼 3∼5년동안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같은 우리은행의 ‘덩치’가 인수자를 찾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노조의 반발을 의식해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가는 ‘소화불량’에 걸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과 함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호종금 등 시장의 관심이 적은 계열사가 ‘패키지’로 묶여있고, 증권계열에서 주신을 못 찾은 자회사들이 추후 패키지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도 우리은행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증권업계 판도 뒤흔들 변수 ‘우리투자증권’

정부가 분리매각 대상으로 삼은 우리투자증권의 운명에도 큰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올해 증권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일반 대형 증권사보다는 장기적으로 은행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키고자 하는 KB금융이나 농협금융 등 금융지주사가 우리투자증권에 손을 뻗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대우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과 함께 업계 ‘5대 대형사’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말 자기자본 기준으로는 대우증권에 이어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다.

소형사로 분류되는 KB투자증권도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할 경우 단숨에 업계 1∼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지난해부터 우리은행의 잠재적 인수 후보로 꼽혀온 KB금융 내부에서도 우리은행보다 우리투자증권이 더 ‘탐나는’ 매물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을 정도다.

농협금융 역시 생명보험의 경우 기존 영업망이 탄탄해 굳이 인수할 필요가 없지만 증권 쪽은 관심이 가는 매물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정책금융체계 개편에 따라 산은금융지주 계열 대우증권이 시장에 나올 경우 업계의 판도가 다시 한 번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싶은 금융지주사나 중형 증권사, 혹은 외국계 자본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업계 상황이 좋지 않아서 막상 매물이 나와도 직접 인수전에 뛰어들 회사는 많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보험·지방은행도 판도변화 불가피

카드와 보험업계도 우리금융 민영화에 신경이 쓰이기는 마찬가지다.

카드업계의 경우 신한카드가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함께 KB금융에 매각돼 국민카드와 우리카드가 합쳐지면 1위 자리가 바뀐다.

다만 전업계 카드사와 달리 주요 카드 판매 창구가 은행이라는 약점이 있어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얼마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아비바생명의 경우 업계 10위 도약을 목표로 하는 중소형 회사지만 다른 보험사와 합병할 경우 시장지배력 확대의 발판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역에서도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을 두고 수년 전부터 펼쳐져 온 ‘물밑 싸움’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우선 경남은행을 두고는 경남, 부산, 대구지역 재계와 금융계를 중심으로 이미 인수전에 불이 붙었다.

지방 금융지주사가 자산 31조원 규모의 경남은행을 인수하면 사업권을 넓히는 것을 넘어 지방은행 가운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DGB금융은 매각공고가 나는 다음 달 중순까지 테스크포스 구성을 마무리하고 경남은행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BS금융은 9월 초 예비인수의향서를 접수한 뒤 예비실사를 통해 인수계획과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해 자본력이 취약한 경남은행 인수위원회 측은 매각공고에 경남도민을 배려한 구체적인 기준을 담아줄 것을 금융위에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전북은행 또한 최근 BS금융과 DGB금융에 이어 금융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JB금융 설립 인가를 신청하고 광주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와 지역 상공인들도 2010년 꾸린 ‘광주은행출자자 협의회’를 재가동하는 등 인수 작업에 돌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역정서나 다른 요소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서 가격을 중시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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