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 고액 배당 손본다

금감원, 은행 고액 배당 손본다

입력 2013-07-24 00:00
업데이트 2013-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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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작년 수천억씩 ‘돈잔치’, 올해 중간배당 제동… 본격 개입

금융감독당국이 은행권 연봉에 이어 고액 배당도 손보기로 했다. 은행권 수익이 반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고배당 관행이 개선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주 자본주의에 반한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수익과 배당 성향의 적절성 등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25일 금융지주회장과의 회동에서 임금 및 인력 조정 등 군살 빼기와 더불어 고배당 자제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원장은 “경기가 어려울 때에는 내부 유보를 늘려 손실 흡수 능력을 키우는 것도 좋은 경영전략”이라면서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금감원은 하나금융에 중간 배당을 하지 말라고 간접적으로 압박했다. 올 상반기 주당 200원의 중간 배당을 계획했던 하나금융은 배당 규모를 주당 150원으로 줄였다. 올 3분기에 고액의 중간 배당을 시도하던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계획에도 감독당국이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고배당은 경영진에게는 높은 배당 수익을 의미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939억원을 배당했고,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경우 퇴임 이후 보유 주식에 변동이 없었다고 가정하면 배당 수익은 1억 4000여만원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은 1084억원, 우리금융은 2015억원, KB금융은 2318억원을 각각 배당했다. 김승유 전 회장은 퇴임 이후 주당 450~700원의 배당을 받았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3년간 매년 1800여만원을 배당으로 받았다.

그동안 은행권 실적이 그다지 나쁘지 않고 경영 건전성에 고액 배당이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 않아 감독당국은 개입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은행의 모든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연봉 성과 체계 및 인력 조정에 이어 고액 배당 문제까지 정조준하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당은 투자에 대한 대가이고, 다른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금융기관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를 일률적으로 자제하라고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3-07-2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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