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두뇌가 성장기관차’ 창조경제 전략 배경은

‘고급두뇌가 성장기관차’ 창조경제 전략 배경은

입력 2013-07-24 00:00
업데이트 2013-07-2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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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4일 발표한 산업부문 창조경제 실현 프로젝트는 2007년 국민소득(CNI) 2만달러 진입 이후 7년째 정체된 우리 경제의 돌파구가 결국 고급두뇌 양성에 달렸음을 직시해 마련한 신성장전략이다.

기획·설계·엔지니어링 등 선진국의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를 추격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경험을 갖춘 ‘브레인웨어(Brainware)’의 확보가 절대과제라는 인식이 전제된 대책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 전세계 해양플랜트 수요의 31%(219억달러)를 수주했음에도 정작 우리 손에 거머쥔 부가가치는 절반에도 못 미쳤다는 현실이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에 따르면 10억달러 규모의 FPSO(부유식 원유·가스 생산설비)를 수주했을 때 국내업체 몫은 4억2천만달러에 불과하다. 고급 설계역량이나 기획력의 부족으로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에 로열티 등으로 내줘야 할 부가가치가 그만큼 큰 셈이다.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모방·학습’으로는 더이상 비전이 없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특히 창의와 혁신이 강조되는 미래 고부가가치 분야인 엔지니어링, 시스템반도체(SoC),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분야의 경쟁력이 취약하다.

일례로 자동차와 조선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지만 제품에 내장돼 시스템을 작동하는 임베디드 SW는 해외기업 의존도가 여전히 절대적이다. 임베디드 SW 국산화율(2011년 기준)은 모바일 15%, 자동차 5%, 조선 4%, 국방 1%에 불과하다.

국내 임베디드 SW의 기술수준은 선진국의 약 50% 수준이며, 개발도구와 미들웨어, 응용 SW 등에서 2.6∼4.1년의 개발격차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 대비 시장규모가 4배(1천952억달러)나 된다. 그러나 국내기업 중 모바일 부문 세계 2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나머지 기업은 경쟁력 순위에서 아예 찾아볼 수 없다.

모바일은 퀄컴(미국), 자동차용은 르네사스(일본)와 ST마이크로(스위스), 가전용은 브로드컴(미국) 등이 세계시장을 주도한다.

엔지니어링 분야도 세계 200대 기업 중 우리 업체는 현대ENG 등 7개사에 불과하며 수주액(7억9천만달러, 2011년)은 1.2%로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건설·플랜트 프로젝트에서 전체 사업관리를 담당하는 프로젝트매니지먼트컨설턴시(PMC) 역량이 현저히 떨어진다.

임베디드 SW 분야의 인력수요는 2017년까지 6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은 3천명으로 수급불균형이 우려된다. 특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지식을 겸비한 고급인력은 절대 부족이다.

시스템반도체 쪽도 설계인력이 부족하고 중소기업의 인력 확보가 어렵다.

엔지니어링 업체도 전문영어 구사력(현지업체와 회의주재 능력), 프로젝트 수행능력, 기획부터 시공까지 전문지식을 두루 갖춘 인재를 찾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전문인력 부족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대학의 공학계열 졸업이수학점 축소, SCI 논문실적 위주의 교수 평가 및 R&D 지원 등으로 엔지니어링 교육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학한림원 설문조사 결과 이공계 학생조차 ‘엔지니어링 분야로 진출하겠다’는 응답이 3%에 불과할 정도로 ‘찬밥’ 신세인 측면도 있다.

산업부는 내년도 엔지니어링 전문인력 380명을 비롯해 시스템반도체와 임베디드 SW 분야 200명, 엔지니어링 디자인 250명 등 총 830명의 고급두뇌를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2015년엔 1천120명, 2016년 1천370명, 2017년 1천580명, 2018년 1천790명, 2019년 1천970명, 2020년 2천90명으로 늘려 7년간 1만750명의 브레인웨어를 길러내겠다는 청사진을 짰다.

특히 이들 고급인력이 몸담을 ‘고급두뇌 전문기업’의 지정이 핵심 전략 중 하나다. 기본설계 수행경험, 핵심 원천기술 보유, R&D 투자비율 등을 따져 2017년까지 300곳을 지정한다.

이들 기업에는 법령을 개정해 기술개발 우선 참여, 금융혜택, 세액 감면, 인력 우선 채용 등 ‘고급두뇌 친화적인 정부지원’을 종합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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