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최악 전력난 예고에 절전 비상대책 가동

기업들 최악 전력난 예고에 절전 비상대책 가동

입력 2013-08-12 00:00
업데이트 2013-08-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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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유통업계 ‘마른 수건 다시 짜기’ 추가 절전대책 검토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고됨에 따라 산업계는 12일부터 대규모 정전사태를 막기 위한 비상 절전체제 가동에 들어갔다.

기업마다 당장의 전력대란을 막고자 ‘마른 수건을 다시 짜겠다’는 생각으로 추가적인 비상 절전대책을 강구중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는 각 기업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최대한 냉방기 가동을 자제하고 불필요한 조명을 끄도록 하는 등 긴급 절전 참여를 요청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절전규제에 따라 조업시간을 줄이거나 옮기는 등 생산차질을 감수하면서 이미 최고 수준의 절전 노력을 기울이는 터에 더이상의 절전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전력대란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곳은 자동차와 중공업 업체들이다.

자동차는 특성상 일부 라인만 세울 수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프레스와 차체, 도장, 조립 라인이 한꺼번에 맞물려 돌아가야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다.

최악에는 몇 시간 동안 생산라인 전체를 멈춰야 한다.

현대·기아차도 일부 공장에선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초비상 상황까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여러 방안의 추가 절전대책을 검토 중이다.

전력수급 ‘주의’ 단계가 발령되면 주요 공장 사무동의 냉방기기를 중단하고 남양연구소의 경우 비상발전기를 가동하고 대형 시험장비는 시험 시간을 조정할 예정이며 ‘심각’ 단계 돌입 시 시험장비 정지 등 다양한 절전대책을 세워두고 있다.

한국GM 역시 피크시간대 전력 사용량을 10% 절감하라는 정부 지침에 맞춰서 이미 절전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최악의 상황에서 공장의 전력이 끊기면 공장이 안 돌아가는 상황까지도 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도 현재 추가 절전 대책을 검토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전력 수요가 높은 8월 초에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대체 휴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울산·군산의 공장은 지난 2주간 여름휴가에 이어 12일까지 단체 휴무를 한다. 휴가 이후 공장을 정상 가동하면 갑작스럽게 전력 사용량이 치솟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광복절인 15일 대신 12일에 앞당겨 쉬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절전대책을 발표한 이후 피크시간대 사무실 건물 온도를 28℃로 유지하고 조명의 70%를 소등하는 등 정상 업무가 가능한 한도 내에서 최고 수준의 절전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실내 기온이 올라가고 조명이 어두워짐에 따라 직원들이 겪을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소형 조명스탠드, USB 선풍기, 쿨방석 등 보조용품을 전 임직원에게 지급했다.

노후 냉동기를 고효율 설비로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으며, 반도체 등 생산라인을 멈출 수 없는 사업장을 제외하고는 조업시간을 피크시간대 밖으로 옮겼다. 지난 8일부터 피크시간대(오전 10시∼11시) 서초사옥의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운행까지 중단시켰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가동 중인 ‘전사 에너지 절감 태스크’ 활동을 더욱 강화해 사업장 실내 온도를 26℃ 이상으로 관리하는 등 단계별 대응체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시행하는 다양한 전력 절감 활동 외에도 추가로 전력을 절감할 기회를 지속 발굴해 국가 전력 위기 대응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대우전자는 전력난 해소에 동참하기 위해 공장 내에서 이날부터 전력 소모가 많은 성형설비의 가동률을 피크 시간대 40%로 낮추고, 압축기 생산라인의 에어컨 가동을 절반 이하로 중단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력난 해소에 동참하기 위해 전력 사용량이 가장 큰 울산 공장 고도화 설비의 정기 보수를 예정보다 앞당긴 7월 16일부터 9월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설비 가동에 따른 전력 감축량은 전체 사용량의 15%에 달한다.

또 본사인 SK서린빌딩에서는 전력 수요가 감소하는 심야 시간대를 활용해 얼음을 얼리고 낮시간 얼음이 녹으면서 발생하는 냉기로 에어컨을 가동해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빙축열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LG화학 여수공장도 전력 수요가 급증한 지난 5일부터 3주간 전기분해로 공정의 정기보수를 시행해 해당 공정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는 공장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공정으로 전력 사용량을 10% 이상 줄일 수 있다. 냉동기와 압축기 등 고전력 소모 설비는 전력 사용 피크 시간대(오전 10∼11시, 오후 2∼5시)를 피해 가동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산업부의 하절기 절전 규제에 따라 5∼30일 여수 공장에서 자가발전기를 가동해 15㎿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의무감축걍이 10㎿(기준 전략사용량 324㎿의 3%)를 웃도는 수치다. 냉동기·압축기 공정을 최소화하는 한편 시간당 50㎾를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장치를 설치해 가동 중이다.

철강업계도 가동을 중단할 수 없는 용광로 대신 전기로 조업을 줄이고 자체 발전량을 늘려 전기사용량을 대폭 줄이고 있다.

포스코는 8월 셋째 주 전력수요를 지난해 평균의 28%에 불과한 26만㎾ 수준으로 낮췄다고 전했다. 포항과 광양제철소의 자체 LNG 발전량을 늘려 16만㎾를 추가 발전하는 한편 냉연공장 수리일정을 조절해 9만㎾의 전력을 절감했다.

광양제철소에서는 하이밀 전기로와 산소공장을 일부 가동중지해 14만㎾의 전력을 줄였다. 광양제철소의 전력수요는 거의 제로 수준에 가깝다고 포스코는 설명했다.

유통업계도 전력대란 우려속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마트는 전력 경보 단계별로 대처 매뉴얼을 마련했다. 주의 단계가 발령하면 전력 거래소 요청시 제일 먼저 후방 개별냉방기를 정지시킬 계획이다. 이어 매장 간접조명을 일부 끄고, 식품층 공조기를 교대로 운행한다. 경계 태세에 돌입하면, 본사 기술팀이 주관해 예비 전력 상황을 지켜보고, 각 점포는 비상근무 체제를 강화하게 된다.

정전시 이마트는 고객 안내방송, 비상발전기 가동, 승강설비 확인, 냉동·냉장시설 점검 등을 차례로 실시한다.

롯데백화점 역시 예비전력 경보 주의 단계에 접어들면 에어컨 등 공조 설비 운영 시간을 줄이고, 엘리베이터 이용과 온수 공급을 제한한다. 단계가 상향될 경우 에어컨과 엘리베이터 운행 정지 시간을 연장하게 된다.

신세계백화점은 관심 또는 주의 경보가 발령하면 후방 냉방시설을 정지시키고, 조명을 절반가량 소등하며 주차장의 배기 시설을 일시정지하는 계획을 세워뒀다.

CJ제일제당은 미리 한전 측과 협의해 월 2∼3회 쉬는 영등포 공장 휴무일을 12일로 맞추기도 했다.

대상은 6월부터 전분당 공장(계약 전력 2만6천kW)은 전력 사용 피크 시간대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의 생산량을 시간당 80t에서 60t으로 감량하고 있고 바이오 공장은 피크 기간에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전력소비가 많은 주물업은 전력수요가 특정 주간에 집중되지 않도록 휴가기간을 분산했다. 한 주 휴가로 생산을 못 한 업체들은 전력수요가 적은 야간에 라인을 가동하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맞추고 있다.

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한전과 사전협의를 통해 휴가기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전력수요를 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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