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VVIP 고객’에게 퍼주다 대규모 적자

카드사 ‘VVIP 고객’에게 퍼주다 대규모 적자

입력 2013-09-30 00:00
업데이트 2013-09-3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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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지난해 부유층을 위한 VVIP 카드를 운영하면서 23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 마케팅 등으로 152억원이나 썼기 때문이다.

경영난을 이유로 일반 신용카드 고객의 부가혜택을 절반 이상 줄였던 카드사들이 ‘부자마케팅’을 줄이지 않자 감독당국은 무리한 VVIP 영업으로 적자를 낼 경우 엄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박대동(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카드 등 전업카드사 6곳은 지난해 VVIP 카드 운영으로 23억2천200만원의 손실을 봤다.

이들 카드사가 VVIP 카드로 벌어들인 돈은 128억3천800만원이었지만 마케팅과 부가서비스 제공 등에 들어간 비용은 151억6천만원에 달했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는 17억5천9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신한카드는 VVIP 카드 고객에게 포인트와 마일리지 등을 중복으로 적립해주는 등 큰 혜택을 주다 대규모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카드(3억5천600만원), KB국민카드(2억100만원), 하나SK카드(1억1천300만원)도 적자를 봤다.

지난해 VVIP 카드 신규발급이 100장 이하로 비교적 적었던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만 각각 1천100만원과 9천500만원의 흑자로, 겨우 손실을 면했다.

금감원은 올해 VVIP 카드에 대한 집중 점검를 했고 최근 VVIP 카드 운영에 따른 손익을 점검할 것을 카드사에 강력히 요청했다.

VVIP 카드에게 막대한 혜택을 주다가 손실을 내고는 고금리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통해 일반 고객에게 거둔 수익으로 이를 메우는 관행을 막기 위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VVIP 카드 점검을 통해 손익 균형을 맞추도록 지도했다”며 “VVIP 카드 적자를 다른 부문으로 메우지 말라는 의미이며,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위반 사례가 적발되며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카드사들도 유지 비용이 들어가는 부가서비스를 조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 카드사는 무료 항공권처럼 대규모 적자를 낳는 혜택보다는 무료 보험가입처럼 비용이 적게 드는 서비스만 줄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30만원 안팎의 전월 이용실적 기준만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카드는 올해 12월부터 VVIP용 ‘라움 카드’ 혜택 가운데 지난해 1천400만원이 들어갔던 삼성화재 트래블마스터 보험 혜택을 없앴다.

하지만 2억4천만원을 들여 제공했던 항공권 업그레이드·동반자 무료항공권(택1) 혜택이나 3억6천600만원을 들였던 바우처 혜택 등은 남겨뒀다.

신한카드도 올해 6월 ‘더 프리미어 카드’의 무료 사망보장 보험 서비스를 중단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VVIP 고객은 놓치고 싶지 않은 대상이기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많은 혜택을 줄 수 밖에 없다”면서 “최근 감독 당국이 워낙 강경한 입장을 보여 관련 혜택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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