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硏 조사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는 여전하지만, 이와 별개로 경제민주화에 대한 ‘속도 조절’은 상당수가 공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국민의 기업 및 경제 현안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기업·기업인 이미지를 묻는 항목에서 ‘반기업 정서의 수준이 높다’는 의견이 63%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인 76%보다는 10% 포인트 이상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2012년 조사 시점에서는 선거 등과 맞물려 반기업 정서가 급등했다가 선거철이 지나자 예전 수준인 60%대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기업 정서의 구체적 원인은 ‘탈법 및 편법 등 기업 내부의 문제’라는 응답이 4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재계 이슈인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내용을 잘 모른다’는 응답이 55%에 달했다. 그렇지만 내용을 안다고 답한 사람 중 48%는 ‘과도한 규제는 경제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으므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답해 반기업 정서와 별개로 상당수 국민이 경제민주화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약대로 이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23%, 아예 필요가 없다는 의견은 15%였다.
조사를 진행한 황인학 선임연구위원은 “반기업 정서와 시장 원리에 대한 오해 및 인식의 차이, 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은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고 국민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며 “기업과 정부는 기업 전략과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이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조사는 19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3-10-08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