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황금시대’…”이제 금 파는 게 좋다”

저무는 ‘황금시대’…”이제 금 파는 게 좋다”

입력 2013-10-17 00:00
업데이트 2013-10-1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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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경기회복에 상승세 전환 어려워”

자산시장의 ‘왕’(王)으로 군림해왔던 금이 몰락하고 있다.

금값은 올해에만 24% 떨어져 온스당 1천300달러 밑에서 움직이고 있으나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황금시대’가 저물면서 금값은 내년 1천200 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 기준으로 올해 들어 금값은 24%나 떨어졌다.

금값은 2001년 이후 한 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적이 없었다. 2007년에는 금값이 31.8% 상승했고, 대부분 해에 10∼20%대의 상승률을 보여왔다.

질주하던 금값은 올해 폭락을 시작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11일 온스당 1천564.90 달러였던 금값은 이후 2거래일 동안 203.80달러(13.0%)나 떨어지면서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6월 20일 금값은 하루 만에 87.80달러 하락한 1천286.20을 기록하며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300 달러를 하향 돌파했다.

8월 말에는 1천400 달러 선을 회복했으나 이후 다시 추락하기 시작해 15일(현지시간) 12월 인도분 금 선물의 종가는 1,273.20 달러에 불과했다.

금값이 폭락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분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을 소유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가 불안을 헤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주요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로 돈을 풀었음에도 물가상승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나오자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매력은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면 달러화의 가치가 높아진다. 이 때문에 달러화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금을 보유하려는 심리가 더욱 약해졌다.

또한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와 중국 정부가 금 소비를 억제할 수 있는 규제를 밝힌 것도 금값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금값이 빠지기 시작하자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금에 투자하던 이들도 크게 줄면서 금값은 더욱 하락했다.

세계최대 금 관련 ETF인 SPDR골드트러스트의 금 보유량은 2012년 1천300t에서 10월 현재 800t 수준으로 급감했다.

금값은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지 않는 한 반등이 어렵다는 의견이 대세다.

전문가 중에서는 올해 평균 온스당 1천400 달러였던 금값이 내년 1천200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보면서 금 매도 전략을 제시하는 이들이 많다.

강유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가 줄어 금값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금값이 1천200달러∼1천350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때 차익을 실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낮아서 금값은 내년 평균 1천200달러까지 떨어지고 내후년에는 중국의 귀금속 수요로 1천300달러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금광업체들의 생산 원가로 볼 때 온스당 1천200달러가 중기 저점이 될 것”이라며 “단기 투자자라면 15% 내외의 수익을 노리고 1천200달러 수준에서 저점 매수를 할만 하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경기 회복을 감안하면 금값의 상승 전환은 쉽지 않다”며 “금을 팔고 산업재료로 널리 쓰이는 백금과 팔라듐에 투자하는 편이 더 낫다”고 제안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보고서에서 금값이 더 떨어져 내년 평균 1천313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금에서 손 떼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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