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직전까지 몰렸던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17일 극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한국 경제에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일단 미국 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겼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진 측면을 고려하면 한국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미국의 만성적인 재정적자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며, 부채한도도 긴급조치에 기대 잠시 유예된 만큼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게 불안 요인이다.
오히려 유예기간이 끝나고 나서 닥칠 수 있는 더 큰 불확실성과 국내로 급격히 유입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한국 경제에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라는 견해도 많다.
◇정부 “한숨 돌렸다”…시장도 일단 긍정적
미국 여야의 이날 합의로 미국은 연방정부의 부분 업무정지(셧다운) 사태를 끝내고 당분간 부채한도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미국 정부가 빚을 갚지 못하는 디폴트 상황은 넘긴 셈이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한숨 돌리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부분 업무정지와 디폴트가 해결 국면으로 들어선 것은 단기적으로 가장 큰 시장 불안 요인이 해소된 것”이라며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단기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에서도 일단 긍정적인 분위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2,050을 돌파, 오전 9시54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9.50포인트(0.47%) 오른 2,044.11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이 계속돼 달러화가 국내로 유입, 원·달러 환율은 같은 시각 전 거래일보다 0.9원(0.08%) 내린 달러당 1,064.6원에 거래됐다.
◇”불확실성 해소 못해…재발 불씨 남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평가는 차갑다. 이날 미국 정치권의 합의가 근본적인 처방을 담지 못해 오히려 더 큰 혼란과 불확실성을 예고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영식 연구원은 “불확실성 자체가 진정된 것이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이 일정 시간 안에 국가부채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재차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만약 유예기간 이후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미국 경제도 애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실물경제 경로를 통해 세계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시장에 단기적으로 부는 훈풍은 ‘미풍’에 그치고,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전에 여야 대립으로 상황이 급변, 언젠가는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시장에선 대부분 이런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커다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작다”며 “합의 내용이 미봉책에 가까워 내년 초 비슷한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관론에 방점을 찍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도 “큰 틀에서 보면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부채한도 유예로 불확실성을 질질 끌고 가는 모양새가 됐다”고 꼬집었다.
◇자금 썰물 우려도 상존…”건전재정 강화해야”
미국이 부채한도의 불확실성을 남겨놓은 만큼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 단행이 늦춰지고, 이에 따라 한국 시장으로 외국인의 자금이 몰려드는 현상이 가속할 수 있다.
주가 상승 재료는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유입 자금의 급격한 이탈과 환율 하락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 등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으로선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며 “부채한도 상한을 두지 않는 긴급조치로서 내년 초까지만 유효하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고희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외국인이 한국 금융시장에서 계속 순매수할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내년 초 한국의 경상수지가 악화하는 등의 상황 변화로 갑자기 외환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이런 때일수록 정부 당국이 시장의 흐름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미국의 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미국, 유럽, 일본에서 대두한 것처럼 건전한 재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중장기적 재정건전성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일단 미국 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겼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진 측면을 고려하면 한국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미국의 만성적인 재정적자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며, 부채한도도 긴급조치에 기대 잠시 유예된 만큼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게 불안 요인이다.
오히려 유예기간이 끝나고 나서 닥칠 수 있는 더 큰 불확실성과 국내로 급격히 유입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한국 경제에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라는 견해도 많다.
◇정부 “한숨 돌렸다”…시장도 일단 긍정적
미국 여야의 이날 합의로 미국은 연방정부의 부분 업무정지(셧다운) 사태를 끝내고 당분간 부채한도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미국 정부가 빚을 갚지 못하는 디폴트 상황은 넘긴 셈이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한숨 돌리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부분 업무정지와 디폴트가 해결 국면으로 들어선 것은 단기적으로 가장 큰 시장 불안 요인이 해소된 것”이라며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단기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에서도 일단 긍정적인 분위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2,050을 돌파, 오전 9시54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9.50포인트(0.47%) 오른 2,044.11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이 계속돼 달러화가 국내로 유입, 원·달러 환율은 같은 시각 전 거래일보다 0.9원(0.08%) 내린 달러당 1,064.6원에 거래됐다.
◇”불확실성 해소 못해…재발 불씨 남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평가는 차갑다. 이날 미국 정치권의 합의가 근본적인 처방을 담지 못해 오히려 더 큰 혼란과 불확실성을 예고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영식 연구원은 “불확실성 자체가 진정된 것이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이 일정 시간 안에 국가부채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재차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만약 유예기간 이후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미국 경제도 애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실물경제 경로를 통해 세계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시장에 단기적으로 부는 훈풍은 ‘미풍’에 그치고,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전에 여야 대립으로 상황이 급변, 언젠가는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시장에선 대부분 이런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커다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작다”며 “합의 내용이 미봉책에 가까워 내년 초 비슷한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관론에 방점을 찍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도 “큰 틀에서 보면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부채한도 유예로 불확실성을 질질 끌고 가는 모양새가 됐다”고 꼬집었다.
◇자금 썰물 우려도 상존…”건전재정 강화해야”
미국이 부채한도의 불확실성을 남겨놓은 만큼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 단행이 늦춰지고, 이에 따라 한국 시장으로 외국인의 자금이 몰려드는 현상이 가속할 수 있다.
주가 상승 재료는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유입 자금의 급격한 이탈과 환율 하락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 등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으로선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며 “부채한도 상한을 두지 않는 긴급조치로서 내년 초까지만 유효하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고희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외국인이 한국 금융시장에서 계속 순매수할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내년 초 한국의 경상수지가 악화하는 등의 상황 변화로 갑자기 외환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이런 때일수록 정부 당국이 시장의 흐름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미국의 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미국, 유럽, 일본에서 대두한 것처럼 건전한 재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중장기적 재정건전성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