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계열사 회사채 편입 제한…업계 ‘초긴장’

내일부터 계열사 회사채 편입 제한…업계 ‘초긴장’

입력 2013-10-23 00:00
업데이트 2013-10-23 14:3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동양 사태’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이 24일 본격 시행된다.

이번에 시행되는 개정안에는 증권사가 계열사의 투자부적격 등급 회사채·기업어음(CP)을 투자자에게 권유하거나 고객 재산에 편입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반 창구에서 투자자에게 투자부적격 등급의 계열 증권을 판매할 수 없고 펀드·투자일임재산·신탁재산 등 고객이 운용을 맡긴 자금에 투자부적격 등급의 계열사 회사채·CP를 편입하는 것도 제한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 시행에 대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개정안을 서둘러 시행했어야 했다는 목소리와 경기침체로 기업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금줄이 더욱 말라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특히 규정 개정으로 계열사 채권 판매에 영향을 받을 증권사는 동양증권과 골든브릿지증권이다.

동부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 등은 계열사 신용등급이 여러 단계 하향 조정되면 회사채나 CP 판매가 제한될 위험이 있다.

금융위원회가 이런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고시한 것은 지난 4월 23일이다.

그러나 금융위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일부 기업이 당장 구조조정에 들어가거나 부도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유예 기간을 3개월이 아닌 6개월로 뒀다.

개정안 시행이 유예된 것은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동양그룹 계열사의 잇따른 법정관리 신청에 이들 기업이 발행한 채권에서 대규모 손실이 나게 되자 시행 시점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개정안이 7월 24일이 아닌 10월 24일 시행된 탓에 3개월 사이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CP가 동양증권을 통해 집중 판매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시기 판매된 상품 상당 부분은 불완전 판매로 팔렸다.

증권사 직원들이 서면 동의가 아닌 전화 통화만 가지고 투자부적격 등급 증권을 고객 특정금전신탁 등에 편입한 사례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당국이 작년 말부터 동양그룹의 과도한 CP 의존도와 동양증권의 불완전 판매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동양증권의 국민검사를 위한 특별검사반을 구성하면서 총 50여명 중 35명가량을 불완전판매 전담 검사팀으로 배정하기로 했다.

한편 증권사의 계열사 투자부적격 채권 판매가 제한되면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동양그룹 외에도 여러 한계 기업들이 조건이 까다로운 은행대출 대신 ‘시장성 차입금’이라 불리는 회사채와 CP로 자금을 상당 부분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량 등급 회사채와 비우량 등급 회사채 사이 양극화도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기업정책실장은 “한계기업은 적절하게 자금 조달을 하면서도 투자자에게 투명성과 신뢰성을 줄 수 있는 전자단기사채 등의 수단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