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일문일답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일문일답

입력 2013-12-12 00:00
업데이트 2013-12-1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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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환율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화제가 되는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민간화폐로 발전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최대 1년 반까지 지속된다는 설명도 제시했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이라는 외국의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경상수지 흑자의 가장 큰 원인은 원화절상이 아닌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다.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현상이어서 오래가지 않고 내년엔 흑자폭이 좀 줄 것이다. 내수와 수출 간 균형은 중요하기 때문에 내수를 진작하고 수입을 더 유발하는 건 장기적인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대해선 경상수지 적자를 내고 중국, 아세안, 남미 등 신흥경제권에 대해 흑자를 내고 있다. 신흥경제권에서 흑자를 보려고 환율의 변화를 유도하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한다. 환율만으로 흑자폭을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

--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낮지만,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소폭 상승했다. CPI가 근원물가에 수렴한다고 보면 물가는 지금보다 약간 올라갈 수 있다.

--지난 5월 기준금리 인하가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나.

▲올해 (인하 조치) 효과는 1년에서 1년 반까지 간다고 보면 된다.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의 대처 방향은.

▲G4(미국, 유로존, 영국, 일본)가 한 때는 같은 정책을 취했지만 이젠 서로 다른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국이 생각했던 것보다 (정책)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선 혼합된 정책의 효과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일어난다는 게 매우 큰 고민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한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자금이 많이 이탈했는데.

▲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어느 나라에서나 장기 시장 금리가 상승하고 채권시장의 투자 유인도 줄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어느 정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변화폭이 대단히 큰 것은 아니므로 (테이퍼링이) 한국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

--엔저 현상은 계속되나.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엔저가 어느 정도 지속할지 말할 입장은 아니다. (엔저가 끝나는) 경계점을 예단하기보다는 주시해서 (대응)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은 원·엔 마켓을 가진 게 아니라 달러 마켓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직접적인 대책보다 간접적 대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1년간 엔화는 원화 대비 20%가량 절하됐다. 철강, 가전, 자동차 등 일본과 직접 거래하는 산업은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나머지 산업에선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기 때문에 최근 기록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것이다. 국가 전반적으로 보면 잘 극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은 새로운 화폐인가.

▲ 중앙은행이 인정하는 법정화폐는 아니다. 비트코인이 민간화폐로서 어떻게 발전하리라는 것을 현재로서는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금 자체로는 수용성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최근 밴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발언과 중국 인민은행의 입장 발표로 그 가치가 굉장히 크게 변동했다. 수용성이 적고 이렇게 높은 가격 변동성이 있는 것을 화폐로 쓸 수 있는지 문제가 제기된다. 그리고 화폐 특성상 비트코인은 환산가치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실물 상품의 가격은 하락하게 돼 있다. 또 화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하냐인데, 과연 안전할지 제약이 있다.

얘기를 더 진전시킬 분야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규격화, 수용성, 가치변동성, 안정성, 내재적 특성을 봤을 때 현재로서는 (비트코인이) 민간화폐로 발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비트코인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나.

▲일단 시작은 결제, 통화정책 등 분야별로 볼 것이다. 현재는 중앙은행 전체로 접근하기는 좀 이르다.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를 마련한다면 한은의 역할은.

▲비트코인의 하루 거래량은 약 3억원 정도다. 어떤 규제나 새로운 정책을 마련하기보다는 (비트코인이) 어떤 형태로 민간 부문에서 발전할지를 통화당국으로서 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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