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시중은행’…부당이자 환급액 ‘고무줄’

‘못 믿을 시중은행’…부당이자 환급액 ‘고무줄’

입력 2013-12-17 00:00
수정 2013-12-1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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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지적에 환급액 76억→100억원대로 수정

4대 시중은행이 과다수취한 대출이자 환급액을 허위보고했다가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고 갑자기 이를 수정했다.

고객 대출이자를 주먹구구식으로 산정한 것도 모자라 부당하게 받은 이자마저 제멋대로 지급했다고 인정한 셈이어서 시중은행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줄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은 예적금 담보 부당수취 이자 환급액 허위 보고와 관련해 최근 금융감독원의 현장 검사가 들어오자 환급액을 대폭 늘리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검사가 들어오자 은행들이 환급액을 크게 늘리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은행은 지난 6월 예적금 담보 부당수취 이자 144억원을 환급한다고 금감원에 보고했으나 실제 환급액은 68억원에 불과했다.

당시 금감원에 보고한 환급액은 국민은행 55억원, 신한은행 40억원, 우리은행 25억원, 하나은행 24억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환급액은 국민은행 10억원, 신한은행 26억원, 우리은행 14억원, 하나은행 18억원으로 보고액과 76억원이나 차이가 났다.

시중은행들은 허위 보고에 격분한 금감원이 최근 현장 검사에 나서자 환급액 산정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기존 76억원에서 대폭 늘어난 100억여원을 고객에 지급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섰다.

금융당국이 부당이자 환급액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지 않았다면 시중은행은 고객에게 마땅히 돌려줘야 할 돈을 은행 금고 속에 계속 넣어뒀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앞서 금감원은 대출 시행 후 고객에게 예ㆍ적금 담보를 받았는데도 대출이자를 깎아주지 않은 은행들에 과도하게 받은 이자를 환급하라고 지난 2월 지도했다.

시중은행이 고객에게 대출금을 1년 만기 또는 그 이상으로 연장하는 과정에서 예금을 담보로 잡으면서 대출금리를 내려주지 않는 수법으로 고객당 몇만원에서 몇십만원을 더 챙긴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대출이자를 받을 때에는 한푼도 빠짐없이 거둔 시중은행이 무려 수십억원씩이나 환급액을 잘못 보고했다는 점에서 당시 적지 않은 비난이 일었다.

시중은행은 부당이자 환급액을 금감원에 보고하는 과정에 일부 문제가 있었지만 억울한 점도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보고 당시에는 환급액 잠정치였으며 나중에 현장 검사 등 압박이 가해져 환급 기준 등을 일부 변경, 환급액을 늘리기로 한 것이라는 해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급액이 수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됐지만 이번에 환급액을 늘리기로 한 것은 대내외 비난을 고려해 기존보다 일부 기준을 완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시중은행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보고 앞으로 허위·과장 소지가 있는 광고 표현을 쓰지 못하게 하고 고객에게 최종 금리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할 방침이다.

현장 검사 시 개선 계획 이행 상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해 향후 문제가 적발되면 해당 임직원은 강하게 문책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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