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자구책에 주가 급등…관건은 실행 여부

현대그룹, 자구책에 주가 급등…관건은 실행 여부

입력 2013-12-23 00:00
업데이트 2013-12-2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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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던 현대그룹이 금융계열사 매각을 골자로 하는 자구계획안을 발표하자 23일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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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현대증권 등 매각 현대그룹이 주축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비롯한 금융계열사 3개사 매각 발표를 한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현대증권 본점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현대그룹은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같은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 그룹은 우선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를 모두 매각, 금융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현대그룹, 현대증권 등 매각
현대그룹이 주축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비롯한 금융계열사 3개사 매각 발표를 한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현대증권 본점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현대그룹은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같은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 그룹은 우선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를 모두 매각, 금융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일단 현대그룹이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내놓아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지만 각 자산의 매각 가격과 절차 등 걸림돌이 많아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라며 계획의 실행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전날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3개 금융계열사 매각을 포함한 대규모 자산 매각을 통해 3조3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자구안을 발표했다.

금융계열사 매각을 통해 7천억∼1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고 현대상선이 보유한 항만터미널 사업 지분 매각과 벌크 전용선 부문의 구조조정을 통해 1조5천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이 가진 부동산과 선박 등도 매각하고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현대로지스틱스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포함한 금융계열사를 모두 매각하고 금융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한 것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 자구방안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금융시장에서는 현대상선의 실적 악화와 현대엘리베이터의 파생상품 손실 등 현대그룹의 자금난을 둘러싸고 각종 우려와 소문이 제기돼왔기 때문에 이번 자구안은 이런 소문을 조기에 잠재워야 한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에서도 이날 개장 초부터 현대상선의 주가가 상한가로 뛰어오른 데 이어 현대엘리베이터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며 현대증권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계열사 매각은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금융계열사 등의 자산을 이전시키고 세부적인 매각방안과 절차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권과 협의해 진행하게 된다.

매각 대상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보통주 25.9%·우선주 13.57%)과 현대증권 자사주(보통주 9.83%)로 시가로 치면 모두 4천억원 규모다.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저축은행은 현대증권의 100% 자회사로 장부상 가치가 각각 255억원, 2천668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3개 금융 계열사의 매각 가격은 7천억원에서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현대그룹은 보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매각 대상으로 쏟아낸 자산들을 조기에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자구안의 핵심인 현대증권의 경우 증권업계에 매물로 나온 증권사가 쌓여 있는데다 주가 하락으로 장부가보다 시가가 낮은 상황이어서 가격을 낮추지 않는 한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의 가치는 현재 3천67억원으로 50%의 프리미엄을 붙여도 4천601억원에 불과한데 장부가격은 5천941억원이어서 매각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경쟁사 대비 인력이 많아 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성이 낮은데다 인수 시 노조와의 협상 등도 매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더구나 현대증권의 100% 자회사인 현대저축은행은 장부가치가 지난 9월 현재 2천668억원이었지만 순자산가치는 1천80억원에 불과한데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어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나 현대로지스틱스의 IPO, 현대상선의 자산 매각 등도 그룹이 애초 기대했던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증권의 매각은 회사 측의 주장과 달리 어느 정도 예견된 사안이었다”면서 “하지만 매각에 장애요인이 많아 인수·합병(M&A)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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