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계열사 지원에 신용등급·수익성 ‘흔들’

대한항공, 계열사 지원에 신용등급·수익성 ‘흔들’

입력 2014-06-18 00:00
업데이트 2014-06-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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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신용등급과 수익성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수익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고, 설상가상으로 더딘 재무개선 속도에 신용등급까지 강등됐다.

1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날 대한항공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등급(등급전망 부정적)에서 ‘A-’등급(부정적)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한국신용평가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내렸다. 다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었다.

대한항공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는 무리한 계열사 지원이다.

앞서 지난 10일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4천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한진해운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보통주 7천407만4천74주를 취득, 한진해운에 대한 지분율이 기존 4.3%에서 33.2%로 높아졌다.

시장은 대한항공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다.

한진해운에 대한 지분율이 높아진 만큼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대표이사인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의 대표이사를 겸임하면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만큼, 한진해운이 대한항공에 연결 자회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업황 부진과 적자에 시달리는 한진해운을 연결 자회사로 떠안으면 대한항공의 수익성도 동반 악화할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는 컨테이너 업황 부진, 영업손실, 금융비용 및 외환평가손실 발생 등으로 한진해운이 올해 5천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한다.

이 같은 상황에 놓인 한진해운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면 연결기준으로 올해 대한항공은 순이익 흑자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지원으로 생기는 재무적 부담을 없애고자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자구계획도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은 보유하는 에쓰오일 지분을 처분하고 노후 항공기와 기타 비영업용 자산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자구계획의 핵심 사안인 에쓰오일 지분 매각은 해당 종목의 주식가치가 떨어지며 진행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7만4천원이었던 에쓰오일 주가는 전날 5만6천800원까지 약 26% 떨어졌다.

계열사 지원 문제와 더불어 대한항공이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대규모 항공기 투자도 재무적 부담을 더한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중장기 신규 항공기 도입계획으로 80억달러 규모의 항공기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항공기 도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대한항공의 재무안정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대한항공 주가는 기관투자가들의 매도세에 밀려 전날보다 2.38% 떨어진 3만2천750원에 마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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