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관측에도 신흥국에 몰리는 자금>

<미국 금리인상 관측에도 신흥국에 몰리는 자금>

입력 2014-08-05 00:00
업데이트 2014-08-0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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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간 신흥국 펀드 75억달러 유입, MSCI EM지수 석 달간 7%↑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관측이 부상하는 가운데 신흥국 증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실제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신흥시장이 대규모 자금 유출로 요동칠 것이라는 우려와 예전만큼 큰 충격을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 신흥국 자금 유입, 신흥시장 주가 강세

5일 금융투자업계와 글로벌 펀드 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최근 1주일(지난달 24∼30일) 동안 신흥국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1월 이후 최대 규모인 53억4천만달러 순유입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4주간 순유입 규모는 75억8천만 달러로 늘어났다.

최근 1주일간 선진국 주식형 펀드로는 59억2천만원이 유입했다.

선진국 펀드가 신흥국 펀드보다 유입액은 컸지만, 펀드 순자산 대비 유입 규모를 나타내는 ‘유입강도’로 보면 신흥국이 앞섰다.

신흥국 주식형 펀드의 유입강도는 0.59%로 선진국 펀드의 0.09%를 앞질렀다.

최근 4주간의 유입강도 역시 신흥국이 0.84%로 선진국 0.16%에 크게 앞섰다.

특히 아시아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한 달간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한국 40억달러, 대만 12억달러, 인도 19억달러, 인도네시아 11억달러였다.

3개월 동안의 순매수 규모는 한국 67억달러, 대만 54억달러, 인도 66억달러, 인도네시아 21억달러에 달한다.

자금 유입에 힘입어 신흥국 증시는 강세다.

MSCI 신흥시장(EM) 지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월간 1.43%, 3개월간 7.08% 상승했다.

선진국 증시를 나타내는 MSCI 세계지수가 한 달간 1.67% 하락하고 3개월간 1.58% 상승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글로벌 시장의 키워드는 ‘역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3월 시작된 신흥시장 유입은 이익 모멘텀 개선에 힘입어 5개월간 지속 중”이라며 “7월엔 신흥시장 이익 모멘텀(EPS)이 작년보다 플러스를 보이며 자금 유입과 주가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 조기 금리 인상 시 ‘옐런 충격’ 일어날까

글로벌 자금의 유입으로 신흥국 시장이 강세를 띠자 미국 연준이 금리를 전격적으로 인상하면 신흥국 시장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이어가면서 제3차 양적완화의 종료를 앞둔 연준이 애초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현재 ‘제로(0)’에 가까운 초저금리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 연방기금 금리가 내년 말까지 0.75%로 인상될 확률을 64%로 점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시 신흥시장의 자금 엑소더스(대탈출)가 또 일어날 수 있다고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앞서 미국 연준이 1994년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 중남미 시장이 곤두박질 쳤고 지난해에는 연준이 제3차 양적완화를 종료할 것이라는 전망에 아시아 시장이 요동친 경험이 있다.

조기 금리 인상설이 떠돌자 그 부정적 파급 효과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바로 따라나왔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와 시장의 인식에 ‘틈’이 생기면 시장의 동요가 불가피하다면서 시장의 신중한 전망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연준이 긴축 정책과 관련한 소통 실패로 시장에 충격을 준 사례가 반복된 만큼 이번에는 신중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형성됐다.

이은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조기 금리 인상의 부정적 영향을 경계하는 의견이 증가하고 있다”며 “연준의 정책 변화는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빠르게 움직이기보다는 매우 신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완만한 금리 정상화를 정당화하고 있다”며 “연준과 시장이 소통할 수 있는 장치도 늘어나 금리 인상 충격을 분산할 시간의 여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이 변수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신흥시장의 자금 유입은 신흥시장 자체의 매력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손휘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신흥시장의 수급 개선은 선진시장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 확대, 중국 경기 우려 축소, 인도·인도네시아·한국을 중심으로 한 정책 모멘텀 유효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과 지정학적 위기 등이 변수이지만, 이런 조건이 유효하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서의 상대적 우위는 지속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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