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태생상 헤지펀드에 유리한 결정”

“ISS, 태생상 헤지펀드에 유리한 결정”

입력 2015-07-07 07:01
업데이트 2015-07-0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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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미국의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성격상 단기 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기 쉽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경제학)는 7일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모건스탠리의 자회사이던 ISS는 2008년 사모펀드 베스타에 넘어갔다”며 “베스타는 투자은행인 보스턴 퍼스트에서 차입한 자본으로 기업을 인수, 쪼개 팔기를 하던 팀원들이 회사를 나와서 차린 곳”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베스타 설립자들의 철학은 기본적으로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엘리엇 매니지먼트 회장인 폴 싱어의 철학과 같다”며 “이런 태생으로 봤을 때 ISS는 기업과 헤지펀드가 맞붙었을 때 헤지펀드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자산이 많은 삼성물산 주가가 저평가되고 제일모직 주가가 고평가된 상황에서 결정된 이번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ISS의 결정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신 교수는 “ISS는 한국 시장에서 형성된 시세를 부정함으로써 한국 주식시장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바보라는 전제를 하고 있다”며 “주식은 꿈을 먹고 자란다고 하는 격언처럼 어떤 때는 자산 요소를 떠나 미래의 스토리가 만들어져야 주가가 오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일모직은 에버랜드에서 시작해 삼성의 실질적 지주회사로 성장하고 있어 지주회사로서의 프리미엄이 크다”며 “투자자들은 삼성그룹이 이 회사를 잘 되게 하려고 그룹의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ISS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을 얘기하면서 삼성물산의 적정 주가를 11만원 정도로 봤다”며 “도달한 적이 없는 주가를 기준으로 가치를 산정해 합병에 반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삼성그룹과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대결 구도 속에서 국민연금이 삼성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국민연금에는 ‘국민’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삼성이 무엇인가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그간 국민 경제에 이바지한 바가 많고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라며 “삼성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국민연금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요한 결정은 국민연금이 직접 내려야 한다”며 외부 인사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관한 의사 결정권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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