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2.6% 중 재고분 1.1%P
공장이나 유통 과정에서 쌓인 재고분을 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공장에서 일단 생산된 제품은 소비되지 않고 재고로 남더라도 국내총생산(GDP)에 잡히기 때문에 지난해 경제성장률 2.6%에서 재고분 1.1%를 빼면 사실상 1.5% 성장에 그쳤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GDP 통계에 잡히는 재고에는 완제품 재고뿐 아니라 생산을 위해 사용할 원재료 재고 또한 포함되는데, 지난해의 경우 저유가로 인해 원유 비축 재고가 늘었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지난해 재고의 성장 기여도는 200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2010년(3.4% 포인트)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2000년 이후 재고의 성장 기여도를 살펴보면 2000년 0.6% 포인트이던 재고 성장 기여도는 -0.1~0.5% 포인트를 오가다가 2009년 -3.4% 포인트로 크게 떨어졌다. 2010년(3.4% 포인트) 훌쩍 높아진 재고의 성장 기여도는 2013년(-1.0% 포인트)까지 내림세를 보이다가 2014년(0.5% 포인트)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재고의 성장 기여도가 높다는 것은 기업이 생산한 물건이 그만큼 소비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생산에서 소비로 연결되는 경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내외 수요가 부진해 재고가 쌓이면 기업들은 결국 생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재고 조정에 들어가게 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재고가 올해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재고 증가분을 제외하면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2% 수준”이라며 “3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한 재고가 단기 성장률을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6-02-12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