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콜에도 잔류… 기은 “휴~”
총선 후 공기업 물갈이설은 여전권 행장은 그동안 ‘총선 차출설’에 끊임없이 시달려 왔습니다. 처음에는 지역구 출마설이 돌다가 나중에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영입 1순위로 거론됐지요. 최초의 여성 은행장이라는 상징성과 전문성이 더해져 비례대표 후보로 제격이라는 세평이 곁들여졌습니다. 새누리당이 이번 비례대표에 여성 후보 비율을 기존 50%에서 60%로 늘리기로 하면서 권 행장의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권 행장은 ‘금배지’ 대신 은행을 택했습니다. 한 정치권 소식통은 “은행에 남겠다는 권 행장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한 분석은 엇갈립니다. 일각에서는 “다들 금배지를 달고 싶어 정치권에 줄을 대는 판국에 초심을 잃지 않는 권 행장의 뚝심이 돋보인다”고 평가합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비례대표 당선이) 확실한 번호표를 보장받지 못해 (은행을) 박차고 나가지 못한 것 아니냐”고 해석합니다.
속사정이야 어떻든 기업은행은 “CEO 리스크가 걷혔다”며 안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와 기업은행을 또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4·13 총선이 끝나면 공기업 수장 물갈이가 다시 시도될 수 있다는 거지요. 총선이 끝나면 매번 낙선자에 대한 ‘보은 인사’가 단행된 것을 겨냥한 얘기입니다. 기업은행뿐 아니라 임기를 1년 안팎 남겨 둔 공공기관장들의 ‘불면의 밤’이 시작된 셈입니다. 그런 비정상의 되풀이는 이제 고리를 끊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6-03-15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