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결… 완전연소… 전자동 발전시설에 터빈 굉음

청결… 완전연소… 전자동 발전시설에 터빈 굉음

류찬희 기자
입력 2016-03-14 23:04
업데이트 2016-03-1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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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베트남 몽즈엉 화력발전소 르포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동북쪽으로 250㎞ 정도 떨어진 꽝닌성 깜파시 몽즈엉 마을. 화력발전소 굴뚝 2개가 우뚝 솟아 있다. 이곳은 현대건설이 지난 1월 준공해 시운전 중인 몽즈엉1 화력발전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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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유동층 보일러라는 첨단 기술이 접목된 몽즈엉1 화력발전소. 뒤로 보이는 산이 노천 석탄 광산이다. 현대건설 제공
순환유동층 보일러라는 첨단 기술이 접목된 몽즈엉1 화력발전소. 뒤로 보이는 산이 노천 석탄 광산이다.
현대건설 제공
●주민 510만명 쓸 전기 年 65억 생산

굴뚝 높이는 220m. 빌딩 60층 높이와 맞먹는다. 연료로 쓰는 석탄은 근처 노천 탄광에서 채취, 7㎞에 이르는 육상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공급된다. 스팀 터빈 2기가 설치됐다. 몽즈엉1 발전소의 연간 전기 생산 능력은 65억㎾h다. 베트남 북부 주민 510만여명이 쓸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이다. 플랜트 시설 안으로 들어서자 터빈 돌아가는 굉음이 들렸다. 연탄을 사용하는 발전소지만 탄가루가 날리는 것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전기를 생산하는 모든 과정은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이 발전소는 대규모, 친환경이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수주 당시 중국의 저가 공세에 현대건설은 아예 입찰을 포기했었다. 그러자 발주처인 베트남 전력청으로부터 입찰에 참가해 달라는 역제안이 들어왔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해외 건설 현장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오명선 베트남 법인장은 “입찰가는 중국 업체가 싸게 제시했지만 인근 팔라이 발전소에서 보여 준 현대건설의 시공 능력에 반한 베트남 정부가 현대건설의 참여를 적극 독려해 수주가 이뤄졌다”고 회고했다.

●무연탄으로 유연탄 수준 열량 발생

창조적인 기술이 적용됐다는 의미도 있다. 베트남 최초로 단일 순환유동층(CFBC) 보일러가 도입된 발전소다. 국내에선 현대건설이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에 처음 도입한 첨단 기술이다. 열량이 낮은 저품질의 무연탄을 연료로 고품질 유연탄 수준의 열효율을 내는 기술이다. 일반 보일러는 석탄을 미세한 가루로 만들어 열량을 내지만 CFBC 보일러는 저질의 무연탄을 5~20㎜ 수준으로만 부숴 사용하고, 덜 탄 석탄은 다시 태우는 완전연소 방식으로 열효율이 매우 높다.

국내 자재와 기술이 대거 투입됐다는 의미도 있다. 현대건설은 이 사업을 EPC(설계·구매·시공 일괄 수행) 방식으로 따냈다. 터빈 등 핵심 자재 대부분이 국산이라 국내 설비 생산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했다. 악조건에서 이뤄 낸 공사라는 점도 자랑이다. 강 옆 매립지라서 연약지반과 강줄기 때문에 파일(pile) 공사를 몇 번이나 실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난관을 극복하고 베트남에서 진행된 많은 발전소 공사 중 가장 짧은 기간에 성공한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몽즈엉(베트남)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2016-03-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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