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과의 전쟁’…식품업계 ‘당 줄이기’ 확산

‘설탕과의 전쟁’…식품업계 ‘당 줄이기’ 확산

입력 2016-03-23 09:16
업데이트 2016-03-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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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설탕세 도입을 추진하는 등 세계적으로 ‘단 것과의 전쟁’이 벌어지면서 국내에도 설탕 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당이 나트륨과 함께 비만의 주범으로 꼽히는 가운데 일반 소비자들의 설탕 소비는 감소하고 기능성감미료 시장은 커지고 있다.

당국은 당 줄이기 대책 마련에 나섰고, 식품업계도 저당 제품 개발과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설탕 소매시장 2년 만에 30%↓…기능성감미료는 급성장

설탕 소매시장 규모는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링크아즈텍 기준 지난해 설탕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은 1천439억원 규모로, 2013년 2천44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29.6% 감소했다. 전년(1천735억원)에 비해서도 17.1% 줄었다.

이처럼 일반 소비자들의 설탕 구매는 눈에 띄게 줄고 있지만 B2B(기업간 거래)를 포함한 전체 설탕시장 규모는 큰 변화가 없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설탕시장은 생산량 기준 약 90만톤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설탕시장에서 B2C가 차지하는 비중은 7% 수준에 불과하다.

가정에서의 설탕 소비는 줄었으나 전반적인 당류 섭취는 감소하지 않은 셈이다.

그동안 나트륨 저감 정책을 펼친 정부는 앞으로 당류에 ‘메스’를 댈 예정이다.

당국은 당 섭취량이 증가해 국민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보고 국가 차원의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설탕 대체제인 기능성감미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능성감미료 소매시장 규모는 2013년 59억원에서 지난해 105억원 규모로 두배 가까이 확대됐다.

기능성감미료는 자일리톨의 원료로 활용하던 자일로스를 설탕과 유사한 형태로 만든 자일로스설탕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설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기능성감미료를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일반설탕에 비하면 시장 규모가 미미하다”고 전했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CJ제일제당의 B2C 설탕 매출도 2년 만에 30% 가까이 줄었다.

소매시장에서 CJ제일제당의 설탕 판매액은 2013년 1천608억원, 2014년 1천360억원, 지난해 1천137억원으로 하향세를 그렸다.

반면에 기능성감미료는 2013년 56억원에서 작년 102억원으로 늘었다.

◇ 식품업계 “당을 줄여라”…저당 제품 속속 출시

당류 과다섭취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식품업계는 당을 줄이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발효유와 음료업계다.

한국야쿠르트는 2014년 8월 ‘당 줄이기 캠페인’을 시작해 자사 발효유 제품의 당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한국야쿠르트의 당 저감 제품인 야쿠르트 라이트는 기존 야쿠르트보다 3배가량 많은 판매량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야쿠르트라이트의 판매량은 1년 전보다 336% 증가했다.

매일유업은 작년 3월 자사 기존 떠먹는 발효유보다 당 함량을 30% 이상 낮춘 ‘매일바이오 로어슈거’를 출시했다.

남양유업도 같은 해 4월 기존 자사 액상발효유 제품보다 당을 30%가량 낮춘 저당 요구르트 제품을 선보였다.

김동주 한국야쿠르트 마케팅이사는 “식품의 당 줄이기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며 건강제품으로 통하는 발효유는 시장은 더 민감하다”며 “미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저당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시장에서도 당을 줄인 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남양유업은 작년 말 당 함량을 기존 대비 25% 정도 낮춘 저당 커피믹스인 ‘프렌치카페 커피믹스’를 출시했다.

한국야쿠르트가 최근 선보인 커피 ‘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도 첨가당이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이다.

탄산음료 업체들도 ‘제로칼로리(0㎉)’와 ‘저칼로리’를 내세우고 있다.

‘녹색 콜라’로 알려진 ‘코카콜라 라이프’의 국내 도입 여부도 주목된다.

‘코카콜라 라이프’는 스테비아에서 추출한 천연감미료로 단맛을 내 설탕 함량과 칼로리를 30% 낮춘 제품으로, 코카콜라를 상징하는 빨간색 대신 녹색 캔을 사용해 화제가 됐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당 줄이기가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설탕 함유량을 낮춘 신제품을 개발해왔다”며 “설탕에 대한 우려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코카콜라 라이프’의 국내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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