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달러 어렵네…올해도 힘들듯

국민소득 3만달러 어렵네…올해도 힘들듯

입력 2016-03-25 08:12
업데이트 2016-03-2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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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소비심리 위축…가계순저축률 15년만에 최고

경기 침체의 우려가 큰 한국 경제가 또다시 반갑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은행은 25일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GNI) 잠정치가 2만7천340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 2만8천71달러보다 2.6% 줄어든 수치다.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1인당 GNI가 전년보다 감소하기는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저성장의 냉혹한 현실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도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 9년째 3만달러 진입 못해…올해도 난망

1인당 GNI는 국민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지표로 국민이 국내와 외국에서 벌어들인 소득 수준을 나타낸다.

지난해 1인당 GNI가 감소함으로써 2006년 2만 달러대에 진입하고 나서 9년째 3만 달러 고개를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14년 2만8천180달러로 3만 달러에 다가선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소득 3만달러’가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기준으로 많이 인식돼왔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GNI(미국 달러화)는 2만7천90달러로 세계에서 42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노르웨이(10만3천630달러), 스위스(8만8천120달러), 스웨덴(6만1천610달러), 미국(5만5천200달러), 독일(4만7천640달러) 등이 높았고 일본은 4만2천달러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1인당 GNI가 후퇴한 것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했고 환율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6%로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따른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또 원화 약세가 1인당 GNI를 끌어내렸다.

작년 평균 환율은 달러당 1,131.5원으로 2014년(1,053.3원)보다 7.4% 올랐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과 중국 경제의 불안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에 상승세를 탔다.

원화 기준으로 1인당 GNI는 3천93만5천원으로 2014년 2천956만5천원보다 4.6% 늘었다.

예상외의 호재로 경제가 좋아지지 않으면 올해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세계적인 교역량 감소로 인한 수출 부진과 민간 소비의 미약한 회복세, 국제적인 저유가 장기화 등으로 경제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수출액은 967억6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6% 감소했다.

정부는 올해 3.1%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LG경제연구원(2.5%), 한국경제연구원(2.6%), 현대경제연구원(2.8%) 등 민간연구소는 대부분 2%대를 예상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한국 경제의 부진을 보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작년보다 좋아질 것으로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가계순저축률 크게 상승…경기부진에 지갑 얇아져

지난해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가계의 소비심리가 좋지 않다는 점은 국민계정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가계, 기업 등 민간과 정부의 총저축률은 35.4%로 2014년보다 0.9% 포인트 상승했다.

연간 총저축률은 2012년 34.2%에서 2013년 34.3%, 2014년 34.5%로 조금씩 늘다가 지난해 상승 폭이 대폭 커진 것이다.

경제 주체들의 소득에서 지출하고 남은 돈의 비중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맨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의 순저축률은 7.7%로 2014년(6.3%)보다 1.4%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0년(8.4%)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고 2012년 3.4%와 비교하면 3년 만에 2.3배로 뛰었다.

지난해 가계의 순처분가능소득은 837조2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5.2%(41조4천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순저축 규모는 2014년 57조9천억원에서 지난해 74조6천억원으로 28.8%(16조7천억원) 급증했다.

기준금리가 연 1.50%로 사상 최저 수준임에도 가계 소비심리가 그리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노후, 일자리, 주거 불안 등으로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떨어지고 저축률은 상승했다”며 “가계의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진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통계청의 ‘2015년 가계동향’ 자료를 봐도 지난해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은 71.9%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민간과 정부의 국내총투자율은 28.5%로 전년보다 0.8% 포인트 떨어지면서 1998년(27.9%)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았다.

기업 등의 투자가 그만큼 활발하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해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포함하는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증가율은 1.5%로 2014년(5.4%)보다 크게 낮아졌다.

이 연구위원은 “저축률 상승이 국내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경기 부진을 반영하고 있다”며 “그만큼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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