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도는데 임신해도 돼?” 미국 전문가들도 엇갈려

“지카 도는데 임신해도 돼?” 미국 전문가들도 엇갈려

입력 2016-04-18 16:48
업데이트 2016-04-1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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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소두증 가능성 희박” vs “일단은 위험 피해야”정부는 정보 제공만 하고 각자 판단토록 해야 주장도

중남미에서 창궐한 지카 바이러스가 북상하면서 미국 여성들이 과연 임신해도 좋은지를 놓고 미국 보건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엇갈려 있다.

일부 보건 관리와 전문가들은 소두증이라는 태아 기형 유발이 확실하게 밝혀진 마당에 이 전염병 유행이 사라질 때까지는 임신을 피하는 것이 기형아 출생을 막는 확실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아직 미국 본토에서 모기에 물려 감염된 ‘지역 감염’은 없으며, 실제 이 바이러스로 태아가 기형아가 될 가능성은 매우 작으므로 임신을 미룰 필요까지는 없다고 반박한다.

국립보건원(NIH)이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미국 연방정부 보건 관련 최고책임기관 간 의견에도 온도 차이가 있고 모호한 점이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문제는 의학적 측면과 아울러 정치적, 윤리적 성격을 띠고 있는 복잡한 사안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에선 정부가 가부를 권고할 것이 아니라 개인이 판단할 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연방 보건 당국이 그동안 임신하지 말 것을 권고한 적은 전혀 없다. 오히려 창궐 지역인 중남미 신생아 대부분은 건강하다고까지 말하며 안심을 시켰다.

NIH 산하 국립알레르기 및 감염병 연구소(NIAID) 앤서니 포우치 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올여름 미국 본토에서도 ‘지역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당국이 잘 대처하면 될 일이며 “임신 연기는 아직 전혀 거론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고 의학 전문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는 전했다.

그러나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토머스 프리덴 소장은 최근 관련 최고 전문가회의에서 “현재로썬 임신하지 말라는 권고를 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피임을 권고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중남미 일부 국가 정부는 임신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보건 당국도 유사한 입장을 보였으나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당국은 상반된 견해를 나타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주보건기구(PAHO) 마르코스 에스피날 소장은 임신 연기가 온당하다고 여기지만 브루스 애일워드 WHO 응급대응팀장은 일률적으로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신 연기론자들은 우선 아무리 모기를 통제해도 9개월 동안 24시간 임신부를 지켜줄 수 없으며, 최소 2년 내에는 백신이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든다.

또 지카 유행 기간이 매우 짧다는 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으며, 감염됐다 회복된 여성의 경우 영구 면역이 생기므로 한 1년 정도만 기다렸다 임신하는 게 안전하다는 점도 꼽는다.

베일러의대 국립열대의학대학원의 피터 호테스 원장은 “바이러스가 도는 때에 임신해도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뇌가 없는 사람”이라며 앞으로 6개월여 동안은 임신하지 않는 게 좋다고 단정 지었다.

이와 달리 데니스 제미슨 CDC 생식건강국장은 “태아 기형은 매우 드문 사례이며 대부분 여성은 건강한 아기를 낳는다”면서 “애타게 임신을 원하는 커플들을 막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학 감염병 연구 및 정책센터 소장은 “서로 코끼리의 꼬리와 머리만 보는 것”과 같다며 어느 한쪽만 옳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밴더빌트의대 윌리엄 샤프너 예방의학과장은 정부 기관이 임신 보류나 실행 여부를 권고할 것이 아니라 여성 스스로 의사와 주변의 얘기를 듣고 깊이 생각해 결정할 문제라고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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