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진 방파제’ 있어도 규모 5.5 지진 가능성

한반도 ‘지진 방파제’ 있어도 규모 5.5 지진 가능성

입력 2016-04-20 23:54
업데이트 2016-04-2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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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헌철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국내 내진설계 기준은 규모 6.5”

한반도는 지형학적으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기 어렵지만 수년내 규모 5.5 이상의 지진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대비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한반도의 지진학적 환경과 지진 발생 가능성에 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우리가 사는 지각은 지구 전체로 보면 두께가 아주 얇은 ‘막’과 비슷해, 뜨거운 맨틀 위에 둥둥 떠 있는 상태다.

지각을 받치고 있는 맨틀은 마치 액체처럼 계속 움직이고, 맨틀의 움직임에 맞춰 지각도 따라 흐르게 된다.

하지만 만약 지각끼리 맞물리거나 만나는 바람에 맨틀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면 지각에 힘(응력)이 쌓인다.

응력이 점점 커지면 지각에 균열이 생기거나 아예 부러지기도 하는데, 이때 생긴 파동이 전달되는 것이 지진이다.

지헌철 센터장은 한반도에서 대형 지진이 날 수 없는 근거로 “한반도에는 대지진이 날 만한 응력(땅에 작용하는 힘)이 축적되지 안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규모 6.5 이상의 대형 지진이 날 수 없습니다. 지진이 날만한 환경이 안 됩니다.”

한반도에 응력이 쌓이지 않는 것은 서해 넘어 중국에 거대한 단층인 ‘탄루단층’이 있기 때문이다. 이 단층이 응력을 거의 흡수하고 일부만 한반도로 전달한다.

탄루단층이 한반도의 지진을 막는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지 센터장은 “탄루단층 서쪽 멀리에서 지진이 났다면 아무리 대형 지진이라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단층 가까이에서 지진이 났다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975년과 1976년 탄루단층 주변에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났는데, 이 영향으로 1978년 홍성과 속리산에서 각각 규모 5.0, 5.2 정도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 센터장은 한반도에 대지진이 날 수 없는 두 번째 이유로 한반도에 긴 단층 구조가 없다는 것을 꼽았다. 단층은 지각이 깨져 있는 연약한 구조다.

조금만 힘이 쌓여도 단층은 바로 부서질 수 있어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지진이 발생한다. 지진이 잦은 일본의 경우 국토 전역에 걸쳐 단층이 길게 이어져 있다.

지 센터장은 대형 지진이라도 한반도와 같은 유라시아판에서 난 지진이 아니면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지진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하지만 일본 구마모토 지진의 경우는 같은 유라시아판에 있으므로 한반도가 이 지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5년 안에 규모 5.0~5.5 사이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최대 규모가 5.5라는 것이고 실제로는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국내 내진설계 기준은 규모 6.5이므로 규모 5.5의 지진이 오더라도 내진설계가 잘 된 건축물이라면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래된 건물들은 내진설계가 안돼 있을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5년 후쿠오카 지진이 났을 때는 1년 9개월 뒤 오대산에 지진이 난 적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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