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부동산 단기매매 ‘폭탄돌리기’ 될 수도”

전문가 “부동산 단기매매 ‘폭탄돌리기’ 될 수도”

입력 2016-05-15 13:44
업데이트 2016-05-1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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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양극화 속 과도한 거품 형성에 실수요 피해 우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서 단기 투자자들이 돈(시세차익)을 쫓아다니는 현상이 최근 경제 상황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15일 건국대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최근 단기 분양시장의 과열은 저금리와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 등의 현상이 경제 불안과 겹쳐 나타나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장기투자를 하기엔 미래가 불안하다 보니 단기투자를 선호하고, 이로 인해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게 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 센터장은 “청약제도나 분양가 규제 등이 대폭 풀림에 따라 단기 투자수요자 입장에선 적은 비용으로 큰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이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단기 투자가 과도할 경우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도한 경쟁률로 웃돈을 만드는 단타족들로 인해 거품이 형성될 경우 결국 ‘폭탄 돌리기’의 피해는 높은 가격과 웃돈을 지불하고 구매한 최종 수요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함영진 센터장은 “돈이 특정 지역이나 상품으로 쏠리고 있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시세차익이 있는 곳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정당한 재테크로 막을 순 없지만 지방을 비롯해 최근 주택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거품을 만다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내년 말부터 입주물량이 늘어나고 경제에 작은 충격이라도 가해진다면 활황기에 높은 거래비용을 부담했던 최종 소비자들은 단타족들이 만든 거품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 위원은 “특정 아파트 청약과 강남 재건축 단지가 호황이어서 관련 통계치는 양호해도 그 이면에 분양권이 분양가 이하에 매물이 나오고 집이 안 팔리는 곳도 많은 점을 감안할 때 ‘평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시장에 자정능력이 없다면 정부가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대안을 내놓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한 번 당첨되면 일정 기간 당첨을 못 하게 하는 재당첨 금지조항을 부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분양시장이 전문 투기꾼들에 의해 왜곡되는 것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분양시장에는 인기 아파트의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지방과 수도권을 오가는 ‘점프 통장’이 횡행하고 가점제 점수가 높은 사람을 ‘집중 관리’하며 청약에 가담시키는 떴다방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한 분양대행사 대표는 “일반 투자자들이 ‘분양쇼핑’을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해도 시장을 교란하는 전문 ‘꾼’들의 장난은 철저히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의 건전성을 위해 과도한 분양가 책정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심교언 교수는 “일부 지역의 과도한 분양가가 인근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재건축 조합원들에게 스스로 자정노력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며 “분양가 상한제를 재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지자체의 권한을 확대해 분양가 심의를 내실화하는 정도의 보완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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