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사채 만기연장 성공했지만…갈 길 먼 한진해운

첫 회사채 만기연장 성공했지만…갈 길 먼 한진해운

입력 2016-05-19 16:49
업데이트 2016-05-1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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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핵심’ 용선료 협상, 이제 시작 단계

한진해운이 회사채 채권자들과의 첫 채무 재조정에 성공했지만 기업 정상화까지 갈 길이 한참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인 용선료 협상은 이제 시작하는 수준인데다 더 큰 규모의 채무 재조정도 남아 있어 ‘1천 걸음 중 한 걸음’을 뗀 정도라는 것이다.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에서 회사채 보유자를 상태로 채무 재조정을 위한 집회를 열었다.

오는 23일로 상환일이 돌아온 회사채 상환일을 4개월 늦추는 것이 핵심 안건이었다.

전체 투자자의 3분의 1 이상이 집회에 참석했고, 참석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 만기 연장에 성공했다.

한진해운은 2013년 5월 발행한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 3천억원 가운데 358억원(원금 기준)을 아직 상환하지 않고 있었다.

이 중 일부 금액에 조기상환 청구권이 행사돼 이날 만기 연장이 결정되지 않았다면 한진해운은 다시 재조정을 시도해야 하고, 그것도 안 되면 자율협약이 무산될 판이었다.

채무 재조정은 용선료 인하와 함께 한진해운이 자율협약 진행을 위해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3개 조건 중 하나다.

나머지 한 개 조건인 해운동맹 가입은 한진해운이 지난 13일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동맹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숨 돌린 상황이다.

이번에 재조정된 채무는 규모가 작지만, 다음번 재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긍정적이다.

다음 달 27일 1천9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가운데 일단 ‘급한 불’을 끈 셈이다.

한진해운의 사정을 잘 아는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를 깎아준 것도 아니고 단순히 만기를 연장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약간 좋은 소식’ 정도로 볼 수 있다”며 “한진해운은 갈 길이 아직 멀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구조조정의 핵심은 외국 선사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다.

현대상선도 여기서 고전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팀을 꾸리고 자문 법률회사로 영국계 ‘프레시필즈(Fresh Fields)’를 선정했으나 상황이 만만치 않다.

한진해운이 운영하는 배는 총 151척으로, 이 중 빌린 배가 91척이다.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해운업이 호황이던 2008년께 비싼 값에 배를 빌렸다. 총 용선료로만 지난해 1조1천469억원을 냈다.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용선료 인하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건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은 이제 시작”이라며 “1천 걸음 가운데 한 걸음을 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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