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새 69억→113억弗 흑자… 유학·관광 등 여행수지 66%
‘무형’ 실제 수치보다 이익 커져직구·법률개방 등 통계 반영 땐 지금보다 미국에 더 유리할 듯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막대한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교육, 관광, 지적재산권 등 서비스 분야에서는 FTA 체결 이후 한국으로부터의 흑자 폭이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형의 서비스 분야는 자동차, 반도체 등 상품과 달리 정확한 가치와 효능을 측정하기가 어려워 실제로 미국이 보는 이익은 통계상 수치보다 훨씬 더 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미 한국대사관도 최근 내놓은 ‘한·미 FTA 4주년 성과’에서 “서비스산업은 지난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7.6%를 차지하는 미국 경제의 핵심”이라면서 “FTA 체결 이후 미국의 대한국 서비스 교역 흑자는 연평균 14%씩 확대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대한국 상품수지 적자 규모가 2012년 152억 32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80억 9200만 달러로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기록한 상품수지 적자는 3676억 달러로, 대한국 적자의 13배에 이른다. 독일(753억 달러 적자), 일본(708억 달러 적자), 멕시코(665억 달러 적자) 등도 한국의 몇 배에 이르는 상품수지 흑자를 미국으로부터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으로부터 ‘직구’(인터넷 직접구매) 수입액 등이 통계에 반영되고 법률 서비스 시장이 추가로 개방되면 지금보다 미국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FTA 재협상 등 발언을 흘리는 것은 법률 서비스 시장 등에서 우리 측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6-06-06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