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이 거론한 ‘말뫼의 눈물’…조선업 위기 타산지석

朴대통령이 거론한 ‘말뫼의 눈물’…조선업 위기 타산지석

입력 2016-06-13 14:07
업데이트 2016-06-1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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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업 중심이 ‘유럽→한국’ 이동 상징적 의미업계 “위기극복 못하면 핵심설비 등이 말뫼처럼 경쟁국에 넘어갈 수도”

조선업계가 최근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20세기 초 세계 조선업계 선두주자였던 스웨덴의 조선 도시 말뫼를 예로 들며 강력한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13일, 20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스웨덴 말뫼의 세계적인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으면서 골리앗 크레인이라 불리던 핵심 설비를 단돈 1달러에 넘긴 ‘말뫼의 눈물’이 우리의 눈물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골리앗 크레인은 높이 128m, 폭 165m, 자체 중량 7천560t으로 현재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 설치됐다.

지난 2002년 말뫼시의 조선업체 코쿰스가 경쟁력을 잃으면서 위기에 처하자 당시 현대중공업이 해체와 선적 등에 들어가는 220억원 가량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1달러에 팔았다.

그러나 이 크레인은 조선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말뫼시의 상징이자 최고의 자부심이었다.

이 때문에 2002년 크레인을 우리나라로 옮길 때 수천명의 시민이 부두에서 지켜봤고, 스웨덴 국영방송은 장송곡과 함께 ‘말뫼가 울었다’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세계 조선산업의 중심이 유럽에서 한국으로 넘어갔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부여되기도 했다.

이후 말뫼의 눈물은 국내에서도 조선업이 어려울 때마다 여러 차례 회자됐다.

실제 박종봉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사업본부 해양사업대표는 해양플랜트 위기가 본격화한 지난해 6월 ‘말뫼의 눈물을 되새깁시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에서 “말뫼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다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고 호소한 바 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3월 금융감독원 임직원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며 공급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조선 ‘빅3’가 최근 자구안에서 도크 폐쇄와 인력 감축을 통해 생산능력을 20~30%가량 줄이기로 하면서 업계에서는 말뫼의 눈물이 옥포나 울산의 눈물이 되지 않도록 바짝 긴장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국내 조선사의 핵심 설비나 회사 자체가 중국이나 일본 등 경쟁국에 넘어갈 수 있다”며 “말뫼 등 유럽 조선도시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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